`거짓말 마!’ `거짓말이지?’ 이런 말을 가장 많이 입에 올릴 법한 사람들은 아마도 범죄자들을 다루는 형사나 검사가 아닐까 싶다. 경찰서 조사계나 검사 앞에 자주 서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금언(?)은 무조건 아니라고(거짓말하라고) 우기라는 것이다. 이러니 형사범을 다루는 경찰이나 검사 입에서는 `거짓말’이란 단어가 아무 거리낌이 없이 어느 경우건 튀어나옴직도 하겠다.
국무총리와 장관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 같은 문제들을 짚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엊그제 막을 내렸다. 너무 많은 `거짓말’ 논쟁이 벌어졌던 청문회였다. 의원들은 검사나 경찰 출신들도 아니면서 후보자들의 말이 오락가락 하거나, 뭘 숨기는 듯한 느낌이 들면 서슴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윽박질렀다. 당사자에겐 대단히 모욕적인 낱말이 아닐 수 없었을 게다.
점잖기로는 지구상에서 손꼽히는 영국과 비교할 일이야 아니지만 `거짓말’이라는 표현이 내포하는 모욕성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청문회이고, 못할 말이 없는 국회의원들이라 할지라도 좀 더 순화된 표현을 찾아 썼으면 하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생각이었을 게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막가는 표현은 국민들이 듣기에 거북하다. 하긴 비록 그렇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 위원들의 거친 표현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청문회에 선 후보자들의 정직한 답변임은 물론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도 이번 청문회에 나온 후보자들의 표현엔 너무 많은 고의적 오류나 숨김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정재모/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