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대가’로 북한에 쌀을 보내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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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대가’로 북한에 쌀을 보내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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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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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선물잔치’하는 김정일이 책임져야 할 북한식량난 
 
 
 북한이 천안함의 우리 군인 46명을 죽인 지 다섯달 만에 북한에 쌀을 주자는 얘기가 나왔다. 언젠가 이런 얘기가 나올 줄 알았지만 빨라도 너무 빠르다. 북한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이 시행되는 중에도 우리 함정을 공격해 우리 군인 6명을 죽였다. 그런데 46명이나 죽였어도 남한에서 몇달 아우성치다 슬그머니 쌀을 보낸다는데 앞으로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거침없이 다시 우리 군인·시민을 죽이려 들 것이다.
 북한을 지원할 때 항상 쓰는 용어는 `인도주의적’ 지원이다. 하지만 비(非)인도주의적 국가에 인도적 지원은 불가능하다. 인도적 마음으로 북한을 도와주어도 김정일은 군대와 자신의 재산 불리기 밖에는 관심이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북한에 쌀이다 비료다 달러다 쏟아부었지만 북한의 취약계층은 전혀 구제받지 못했다. 그 증거가 하층민들의 탈북이다.
 지금까지 외부 지원 물품을 배급하는 대상은 노동당 등 권력기관과 군대뿐이었다. 북한을 그렇게 많이 도와주었는데 설마 인민에게 전혀 주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인민에게 지원물자가 공짜로 돌아간 것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
 한 고위 탈북자는 “과거 해외 지원단체에서 영양제를 지원하자 인민군 병원인 제11호 병원에 전량 공급돼 군단별로 영양실조 군인들에게 영양제를 집중적으로 투여했다”고 말했다. 지원물품을 싣고 방북했던 인사는 영양제를 제대로 사용하는지 믿을 수 없어 갑자기 해당 지역 유치원으로 가보겠다고 요청했고 북한은 그것을 승인했다고 한다. 그날 저녁 11호 병원에서 영양제 일부를 긴급으로 해당 유치원에 보내 외국인을 안심시킨 후 다시 모두 거두어들여 군대병원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함경북도 지역에 빵 공장을 지어 어린이들을 도와주었던 한 목사는 자신이 3개월간 머무르며 아이들을 볼 때에는 살이 포동포동 올랐는데 6개월 후에 다시 가보면 뼈만 앙상해져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중국에서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지 못해 개혁·개방조차 못시키고 핵을 못 막지 않았느냐”고 물어보았다. 중국인 학자는 벌컥 화를 내며 “1990년대 후반 북한에서 수백만명이 굶어 죽은 것은 중국이 식량지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지도부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그런 것이다. 그 결과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을 때 한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바람에 북한은 결국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 10년을 버틸 수 있었다. 핵과 미사일 개발도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었다. 중국이 아니라 남한이 북한을 살려냈고, 핵과 미사일까지 무장시켜주었다는 얘기다.
 북한 주민이 굶주리니 도와주자는 것은 명분상 맞는 말이다. 그러나 쌀이 북한 군대로 가도 눈을 감자는 것은 결코 안된다. 모니터링이 전혀 없는 대북 지원은 결국 권력집단 강화와 주민 탄압으로 이어져 시장에서 손끝에 피가 나도록 장사하는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악순환만 불러왔다. 대다수 탈북자는 대북 지원이 증가할 수록 탄압이 함께 커졌다고 말하고 있다. 대북 지원을 얘기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막대한 대북 지원이 왜 인민에게 돌아가지 않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대책과 지원 기준을 먼저 만들어야 하고 우리가 만든 기준을 북한이 수용할 때 지원해도 늦지 않다.
 김정일이 최근 당 고위간부들에게 고급 승용차 160여 대를 나눠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이 얼마 전 벤츠로 추정되는 고급승용차를 고위간부들에게 선물로 줬다고 보도했다. 평양 대동강 근처 `은덕촌’에는 북한군 실세들이 사는 대지 300평, 방 12개짜리 대저택들이 들어차 있다. 이들은 외국산 최고급술과 과일, 산삼, 녹용을 김정일로부터 하사받는다. 우리가 이런 자들에게 `인도적’이라는 이유로 쌀을 보내야 하는가? 천안함 46용사들의 원혼이 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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