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이 많은 것은 흠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60억원짜리 빌딩은 너무 냄새가 난다. 빌딩 위치는 서울 국방부 청사 바로 옆 용산 미군기지 인근이다. 유동인구가 넘쳐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미군 기지에 공원이 들어서면 땅값과 빌딩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그의 6층 빌딩은 그가 구입한지 불과 4개월만에 국방부에 의해 고도제한이 완화됐다. 황 총장이 국방부 대변인(준장) 때다. 자기가 근무하는 국방부의 정보를 미리 입수해 재빠르게 빌딩을 사들인 게 아니냐는 것이다.
황 총장은 살던 아파트까지 팔고 은행으로부터 7억6000만원을 대출받아 빌딩을 구입했다. 육군소장이 7억원 이상을 대출받았다면 `재테크’에 대한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의 빌딩 투기의혹은 소문이 자자한 상태다. 그는 지난 6월 육참총장으로 임명될 때 합참의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재산 문제가 있어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합참의장에 적합치 않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를 육군총장에 임명했으니 뒤늦게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이 역시 이명박 정부의 인사실책이다. 더구나 황 총장은 병과가 `정보’다. 김태영 국방장관 후입에 임명된 김관진 신임 장관은 15년된 크레도스 승용차를 아직도 운행할 정도로 근검이 몸에 뱄다. 본인과 배우자, 세자녀 명의 재산을 합해 13억5197만원을 신고했다. 전임 김태영 장관은 40년 군 생활에도 불구하고 7억여원이 전부다. 공무원 월급만으로 생활하고 40여년을 알뜰히 저축한 정상적인 재산이다.
황 총장이 받고 있는 빌딩 투기의혹과 국방부 고도제한정보 사전입수 의혹은 군인으로서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우리 군의 기강과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마당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안보가 뿌리째 흔들렸다. 황 총장의 재테크는 국민이 군인에게 요구하는 봉사와 희생정신과 정면 배치된다.
황 총장이 빌딩을 매입한 시기는 2002년 김대중 정권 말기다. 햇볕정책으로 안보가 흐늘흐늘 녹아내리고 군인정신이 무너져내리느던 시기다. 황 총장이 군사기밀을 미리 빼내 빌딩을 매입했는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가 빌딩에 눈을 돌린 그 시기 김정일 집단이 핵과 미사일, 어뢰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황 총장의 거취에 대한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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