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석해균 선장 회복 똑똑히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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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석해균 선장 회복 똑똑히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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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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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 구출작전 국정조사하겠다는 박지원 
(konas)
 
 
 “조상이 고생 하면 후손이 편안하다” 영국작가 C.S.포레스터가 쓴 `혼블로워’라는 소설에 나오는 얘기다. 나폴레옹 전쟁 전후 영국해군에 견습사관으로 임관한 혼블로워라는 청년이 이후 수많은 전투와 모험을 겪으면서 성장, 해군제독이 될 때까지 역정을 그린 소설이다.
 18세기말 19세기 초 영국해군의 모습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 대영제국을 만들어낸 원동력이건만 소설 속의 영국해군은 망망대해에서 인간 이하의 근무조건 아래 수없이 죽음의 고비를 넘나드는 고단한 인생으로 묘사된다. 수병들은 모로 눕기도 비좁은 선실에서 잠을 청해야 하고, 사관이나 함장도 손바닥만한 방에서 태운 빵껍질을 더운 물에 넣어 커피랍시고 마셨다.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섬나라에 불과한 영국이 `대영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어떠했던가? 왜구의 노략질이 두려워 남해안 섬들을 비우는 공도(空島)정책을 폈고, 눈앞 대마도 조차 개척하지 못했다. 500여년 동안 나라의 문을 닫아걸고 움추러든 결과는 망국의 치욕이다. 그 뒤에 온 것은 분단과 6·25다. 조상들이 진취적이지 못했던 대가를 후손들이 치렀다면 지나친 얘기일까? “조상이 고생하면 후손이 편안하고 조상이 편하면 후손이 고생한다”
 한국인들이 안일과 쇄국을 끊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월남전 파병 이후부터다. 희생도 있었다. 전사자 5000여명, 부상자 수만명이 나왔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열사의 사막에서, 공장에서, 건설현장에서 많은 산업전사들이 죽고 다쳤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아덴만 여명’은 대한민국이 그런 희생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아덴만 여명’은 해적소탕작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힘, 의지, 존재를 보여준 일대 `사변’이다.
 그걸 배 아파하는 자들이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아덴만 여명’이 성공했을 때, 민주당은 의례적 축하논평을 냈다. 속내가 보였다. 선원이 무사히 구출된 것이 기쁘다기보다 이명박 정부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을 더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용태가 안 좋다는 보도가 나오자 박지원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정부가 `아덴만 여명’을 정치적 이유에서 과잉홍보했고, 그 과정에서 석해균 선장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기도 안 차는 얘기다.
 석 선장 용태 악화는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가 작전을 과잉홍보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국정조사까지 해야 할 일인가? 인질구출작전의 전설인 엔테베에서도 희생자는 나왔다. 작전을 지휘한 요니 네타냐후 중령이 전사했고, 민간인 세명이 사망했다. 그 중 한명은 이스라엘군의 오인사격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 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발목을 잡으면 제2, 제3의 `아덴만 여명’은 불가능하다. 납치한 해적이나 테러범들에게 돈을 주고 구해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지원은 위험한 구출작전보다 그게 합리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햇볕정책 비판하면 “그러면 전쟁하자는 것이냐?”고 윽박지르고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사태가 나도 “평화”만을 외쳐온 박지원다운 해법이기도 하다. 노예근성이 골수에 박힌자들의 전형적인 해법이다.
 박지원식 발목잡기나 딴지걸기는 “석 선장이 우리 특공대의 총탄에 맞았다”는 `인터넷 세작’들을 키운 것은 아닌가? 해적 대장이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것을 목도한 선원과 생존 해적들이 있는데 이런 식의 악담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 배후에는 박지원의 `국정조사’가 웅크리고 있는지 모른다. 천안함이 `우리 해군 자작극’이라는 정신병자들과 같은 수준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이 있어도 희생이 있어도 맞서 싸우는 용기와 기개다. 위험을 무릅쓰고 해군의 구출작전을 가능하게 한 석 선장은 그런 용기와 기개의 표상이다. `아덴만 여명’에 투입된 해군 UDT·SEAL 대원들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석해균 선장과 UDT·SEAL 대원들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박지원의 길을 갈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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