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과학벨트의 대전대덕 확정 뉴스가 보도됐다. 16일 발표 예정을 이틀이나 앞선 보도였다. 그것도 정치권 중량급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동남권신공항 백지화’때와 똑같은 방법과 순서로 정보를 흘렸다. 충격 완화 수법인가 보다.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를 모두 놓친 G·U·D(경북·울산·대구)는 지금 들끓고 있다. 그토록 염원해온 `국토균형발전’의 전기가 두 눈 빤히 뜬 가운데 증발해버렸기 때문이다. 과학의 잣대로만 공정하게 평가해달라던 요구가 귓가에 들리지도 않았는지 평가기준부터가 희한했다.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시켜놓고 나서 접근성을 들먹인 것부터가 납득못할 처사다.
두 차례 연거푸 쓴잔을 마신 G·U·D지역의 반발이 어떤 형태로 전개돼 나갈지는 관심거리다. 당장 짚이는 것은 내년 선거의 해에 미칠 파장이다.
지난 4·27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내년 총선까지는 아직 1년이 남아 있긴 하다. 그 사이에 집권 한나라당이 얼마나 거듭날 지는 알 수 없으나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필경은 참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느 곳보다도 텃밭이라고 믿어온 대구·경북지역의 반발현상은 벌써부터 눈에 보인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기반지역을 푸대접하다가 땅을 칠 노릇을 저지르고 만 꼴이다.
대구·경북지역이 국토균형발전 시책에서 계속 밀리는 원인은 많다. 그 가운데서 가장 비중을 갖는 원인은 `교통오지’라고 본다. 물론 KTX가 관통하고, 비행기도 운항되고 있다. 고속도로도 뚫려 있다. 그럼에도 서울에서 보면 대구·경북은 아직도 `먼 곳’이다. 다른 지역의 거미줄 같은 교통망과 비교하면 당장 드러나는 사실이다. 가장 훌륭한 과학벨트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후보지 선정에서 왜 밀려났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교통오지 현상을 시급히 벗어나지 못한다면 대구·경북은 언제까지나 불만에 찬 고함이나 질러대는 신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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