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측 `고엽제 언행’엔 신뢰감이 먼저 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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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측 `고엽제 언행’엔 신뢰감이 먼저 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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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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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관읍 캠프 캐럴기지의 고엽제 공동탐사를 시작한지도 열흘이 넘었다. 폭로시점부터 셈하면 3주가 지났다. 그동안 밝혀진 것은 변죽을 울린 소리뿐이다. 의혹이 덧쌓여 실타래 엉키듯 하고 있다. 지금 같은 속도와 방식을 고수한다면 `하세월’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주 존 존슨 미8군사령관이 칠곡주민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집약된 의견을 살펴보면 불안과 불신감이 사그라든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존슨 사령관은 사과했고, 투명한 공개도 약속했다. 인내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사령관의 말이니 귀기울여 듣기는 했지만 마음을 열어 믿을 수는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쉽게 풀 수 있는 일을 이토록 꼬이게 한 것은 미측 잘못이다. 첨단장비라는 지표투과레이더(GPR)를 들여와 놓고는 사람이 끌고 다닌 게 일례다.
 그것도 3대 가운데 1대만 작동시켰다. 어차피 매몰된 고엽제는 없는 것으로 해놓고 시늉만 하자는 것인가.
 GPR과 ER(전기비저항탐사)로는 불신의 벽을 깰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마그네틱 탐사장비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전기자기(Electronic Magnetic)방식이다. 최첨단 장비라고 한다. 그 성과는 지켜보면 알 일이다.
 빠르면 이달 안에 중간 발표도 한다나 보다. 이번 주만 지나면 고엽제 사태가 불거진지 한 달이다. 무슨 소리가 됐든 한마디 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는 시점이다. 탐사라는 걸 하고는 있지만 내놓을 만한 것이 없어 보이니 탈이다.
 그동안 미군 내부에서 추적해 왔을 `고엽제의 행방’에 진전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설령 있다한들 SOFA(주둔군 지위협정)에 걸려 무엇이 나올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알맹이는 한가지다. 기지 안에 고엽제를 얼마나 매립했는지, 국내에 없으면 어디로 보내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나머지 의문은 그 다음 사항이다. 지금 칠곡 주민들은 지역생산 농산물에 쏟아지는 의시(疑視) 탓에 경제난까지 겪고 있다. 그저 시간끌기로 어물쩍할 수는 없다.
 미측은 한국민들이 너무 조급하게 닦달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미측이 제공하고 있음을 간과하는 것일 뿐이다.
 고엽제 문제는 듣기 좋은 말로 민심 달래기를 한다고 통할 일이 아니다. 이 민감한 일을 립서비스 몇 마디로 눙치러들 양이면 생각을 바꾸는 게 좋겠다. 미측의 언행에 신뢰감이 먼저 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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