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연기할 때 살아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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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연기할 때 살아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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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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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가능한 국내 유일 여배우 `하지원’을 만나다
 
 국내 최초 3D 블록버스터 `7광구’ 여전사 역 맡아
 마지막까지 홀로 남아 괴물과 외로운 사투 벌여

 액션위해 마음뿐 아니라 몸도 철저히 준비
 스킨스쿠버 배우고 오토바이 면허증 따고
 존재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근육도 만들어

 
 
 “`전생에 내가 무사였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다모’에서처럼 칼 겨누는 걸(액션) 할 때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27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만난 배우 하지원<사진>은 액션 연기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말 그대로 그에게 액션 연기란 머리로 이해하고 준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마음이 이끌려 자연스레 나오는 것인 듯했다.
 데뷔 이래 TV와 스크린에서 성실하게 이력을 쌓아오며 어느덧 국내 최고의 여배우 반열에 올라섰고 특히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로 다른 여배우들이 감히 얻을 수 없었던 `액션이 가능한 여배우’라는 수식어까지 달았다.
 다음 달 4일 개봉되는 국내 최초 3D 블록버스터 영화 `7광구’에서도 하지원은 거의 `원톱’이라 할 정도로 영화의 마지막까지 홀로 남아 괴물과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여전사 `해준’을 연기했다.
                                
그는 이번 연기가 첫 3D 영화라는 의미 외에도 자신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다.
 “`7광구’가 처음엔(출연을 결정했을 때) 3D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3D에 도전한다는 의미는 아니었고 저에게는 처음으로 총을 잡아보는 역할이었어요. 칼을 쓰는 액션은 사극에서 많이 해 봤지만, 총은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3-4년전 만 해도 동양 여배우가 총을 잡으면 할리우드 여배우들과는 달리 왠지 어색해 보이고 약해 보인다는 인식이 있었죠. 저는 그런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고 정말 멋있어 보이는 여전사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는데, `7광구’가 그런 걸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진짜 여전사 캐릭터에 도전하게 된 거죠.”
 할리우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 얘기를 꺼내자 그는 눈을 반짝였다.
 “저도 앤젤리나 졸리가 정말 좋고 멋있다고 생각해요. 예쁜 여자보다 멋있는 여자가 더 좋은데, 앤젤리나 졸리도 그래서 좋아요. `씨크릿 가든’에서도 그런 대사가 나왔었는데, 저는 실제로 액션 연기를 할 때 살아있는 것 같고 역동적이고 기분도 막 좋아지는 거 같고 그래요. 그래서 자꾸 그런 역할을 피하지 않고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보호받는 역할보다는 강하고 멋있는 역할이 더 끌려요.”
 이렇게 본능적으로 액션을 좋아하지만, 그는 액션을 위해 마음만이 아니라 몸으로도 철저히 준비하는 배우였다.
 이번 `7광구’ 촬영을 위해서도 그는 영화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 스킨스쿠버를 자청해서 배웠고 오토바이 타는 장면을 위해 면허까지 땄다.
 “석유시추선이 워낙 생소한 공간이라 어떻게 접근할까가 숙제같은 거였어요. 그래서 스킨스쿠버 장면이 영화에 나오진 않는데 해준이 역할을 하기 위해 우선 바다와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스킨스쿠버를 배웠어요. 연기는 블루스크린(3D 촬영을 위해 마련된 세트)에서 하지만, 바다의 느낌이나 그을린 느낌 같은 걸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스킨스쿠버를 하면서 바다와 정말 친숙해졌어요. 바다에 들어가보니 그 안에 또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바다에 정말 많이 빠졌어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오토바이 신을 찍으면서는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다고 한다.
 “원래는 바이크가 시나리오에 없었는데, 시나리오가 수정되면서 바이크를 타야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할까 싶었지만, 일단 도전했죠. 곧바로 면허를 따고 비가 오는 날에도 우비입고 연습을 했어요. 시내 도로도 다니고 제주도까지 가서 오토바이를 탔죠. 이렇게 많이 타보고 나니까 촬영할 때 위험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들을 알게 됐어요.그런데 한 번은 제가 촬영 중에 욕심을 내다가 미끄러져서 발목이 (오토바이에) 깔린 적도 있어요. 그 뒤부터 더 조심하자고 생각했죠.”
 영화에서 거의 유일한 여자이자 극을 중심에서 이끌어가는 여전사 역할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내가 주인공이니까 끌고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오히려 `다모’나 `황진이’에서 더 많이 느꼈던 거 같아요. 이번엔 부담감보다는 이 안에서 가져가야 할 캐릭터가 힘이 있어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어요. 이 여자가 여자라는 느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괴생명체와 싸우는 엄청난 힘이 있는 캐릭터여서 그만큼의 존재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남자들 틈에서 강해보이려고 근육도 만들고 고기도 먹고 나름대로 많은 걸 했어요(웃음). 인위적인 근육이 아니라 건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과일과 견과류를 많이 먹었죠. 근육 때문에 체중이 3㎏ 정도 붙었는데, 지금은 줄었어요.”
 이번 영화의 액션 연기가 다소 과잉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준이 역할은 전혀 흔들림이나 약해 보이는 것 없이 거침없고 승부욕 강한, 정말 여전사”라며 “말투에서부터 서있을 때 양손을 허리에 얹어 남자같은 느낌을 주는 것까지 일부러 의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괴물과 싸우는 여전사 역할을 위해 시고니 위버 주연의 영화 `에이리언’도 열심히 봤다고 했다.
 “동영상 콘티를 미리 보고 괴생물체가 어떻게 이동하고 이걸 어떻게 따라가야 하는지 미리 연구해야 했는데, 괴물의 디테일한 움직임이 없으니까 좀 답답했어요. 그런 부분을 보려고 `에이리언’을 봤죠. 보면서 괴물이랑 눈을 맞춰야할 때나 진액 같은 것의 느낌, 징그럽거나 공포스런 순간들을 많이 느꼈죠. 시고니 위버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보면서 많이 참고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연기에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고 했다.
 “연기할 땐 최선을 다해도 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어제 시사회에서 보니 제 호흡 소리가 잘 안 들려서 아쉬웠는데, 어젯밤 꿈에서 (석유시추요원)옷을 입고 다시 아쉬웠던 부분에서 호흡하면서 연기하는 게 나왔어요. 또 영화 마지막에 괴물을 죽이면서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낸 괴물이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팠는데, 괴물과의 눈빛 교감을 더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3D 영화가 카메라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서 미리 계산을 하는 게 중요한데, 사전작업 과정이 중요하구나 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흥미로운 것은 영화 `7광구’가 `씨크릿 가든’의 `길라임’ 탄생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대중들에게 공개된 순서는 TV드라마인 `씨크릿 가든’이 먼저였지만, 실제 촬영은 `7광구’가 먼저였던 것. 하지원은 영화 촬영 후반부에 드라마 극본을 받고 길라임 역할을 준비했다고 한다.
 
         

 “`씨크릿 가든’에 출연하기로 한 뒤부터 일부러 (7광구) 무술팀이랑 친하게 지내면서 그분들이 쉴 때 관찰을 많이 했어요. 촬영 중간에도 무술팀이 하는 걸 유심히 봤고요. 사실 `7광구’는 블록버스터 여주인공이 되겠다는 길라임의 꿈을 이뤄주는 거잖아요. 사실 저도 가끔 `7광구’와 길라임이 뒤섞여서 혼동될 정도로 두 가지가 많이 겹쳐져요. `씨크릿 가든’에서는 `다모’도 나오고 복싱도 나오고 (7광구의) 바이크나 총쏘는 장면까지 다 나오는데, 길라임 역할을 하면서 배우 하지원의 대역이 된 거 같아서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드라마 첫 부분의 총쏘는 장면은 `7광구’랑 많이 오버랩되기도 하고…. 어쨌든 `7광구’가 길라임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한 것만은 분명해요.”
 액션 연기에 대한 이런 애틋함 때문에 자신이 전생에 무사였을 것 같다는 그는 “무사가 아니면 독수리였을 것 같다”고도 했다.
 “꿈에서 되게 많이 날거든요. 다음엔 독수리 역할도 한 번 해봐야 할 거 같아요. 남자친군 늑대?(웃음)”
 꿈을 자주 꾼다는 그는 `7광구’ 촬영할 때는 꿈에서 괴물이랑 계속 싸웠고 요즘은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코리아’(탁구선수 현정화 역할) 때문에 꿈에서 계속 탁구를 치고 있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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