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아름다운재단’ 박원순 이사장이 야권 서울시장후보로 선출될 즈음 인터넷에 조그마한 기사와 사진이 실렸다. 박 변호사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만나 서울시장후보를 조율하기 직전 나섰던 `백두대간 등반 행사’가 레저장비업체 `코오롱’ 협찬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내용이다. 얼굴에 수염을 시커멓게 기른 그의 사진을 자세히 보면 `코오롱’ 상표가 선명하게 찍힌 등산복을 걸친 것을 알 수 있다. 박 변호사 트위터에는 `박원순 변호사와 함께하는 백두대간 등반하고 싶으신 분 신청해주세요’라는 글에 `코오롱 협찬’이 명시되어있다. 박 변호사가 자기 돈으로 한 일이라고는 도대체 뭐가 있는가?
박 변호사의 아름다운재단이 작년까지 모금한 기부금 총액은 무려 `928억 3000만 원’. 거의 1000억 원이다. 물건을 만들어 팔거나, 노동을 제공해서 마련한 돈이 아니다. 오직 대기업과 단체들의 `기부금’으로 빈 지갑을 채운 것이다. 기업중에는 삼성, 현대, 한화, 현대중공업 등 굴지의 재벌이 거의 다 포함됐고, 한전, 캠코(자원관리공사), KT 등 최고 공기업들이 망라됐다. 결국 국민세금이라는 얘기다. 그중에는 세계적 `먹튀자본’인 론스타도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헐값 인수에, 외환카드 주가조작까지 저질러 `금융범죄집단’으로 낙인 찍인 상황에서 그들의 기부금까지 받은 것이다. 론스타가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사자 슬그머니 기부금의 일부를 돌려주고 “할 일 다했다”는 식이다. 기부금에 관한한 `청탁불문’이다.
문제는 박 변호사가 창립한 참여연대가 재벌기업을 비판하면 재벌들이 앞을 다퉈 박 변호사의 아름다운재단에 돈보따리를 싸들고 달려갔다는 점이다. 박 변호사가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있을 때 참여연대에 깊이 간여해온 강용석(무소속) 의원은 이 현상을 “참여연대는 때리고 아름다운재단은 돈을 받아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이 엄청난 돈으로 과연 무엇을 해왔을까? `아름다운’이라는 이름 그대로 영세민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도운 흔적이 적지 않다. 그러나 박 변호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단체에는 `광우병촛불난동’을 주동한 세력이 다수다. 재단은 작년 한 해 기금수입으로 약 98억 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30억 원을 여성민우회, 참여연대, 동성애자인권연대, 녹색연합, 관악주민연대, 에너지행동연대, 평화네트워크 등에 지원했다.
이 단체의 공통점은 진보를 자처하는 좌파라는 사실이다. 광우병 난동을 주도했거나,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몸부림치며 부정한 친북-종북이다. 관악주민연대는 민노당과 진보신당 외곽세력이고, 에너지행동연대는 사회주의혁명을 외친 전학련 멤버들이 주축으로 반핵을 내세운다. 북한핵 반대가 아니라 남한내 원자력 폐지다. 2008년 광우병 촛불난동으로 경찰청으로부터 불법시위 단체로 지목돼 정부지원이 끊긴 단체들이다. 박 변호사는 이런 단체를 3년 동안 먹여살려왔다. 결국 박 변호사는 자기돈이 아니라 순전히 `남의돈’으로 시민단체에 선심쓰고, 그걸 바탕으로 서울시장선거에 뛰어든 격이다. 기가 막히게 남는 장사다.
박원순 씨가 대표로 있는 희망제작소도 있다. 희망제작소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14억~20억 원의 기부금을 받아왔다. 연구용역으로 2008년 20억 7,000만 원, 2009년 12억 원, 2010년에는 8억 8,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박 변호사는 인턴직원을 채용하면서 1원 한푼 주지 않았다. 6개월간 정규직과 똑 같은 일을 하는 청년들을 무급 인턴으로 채용하고는 비판이 일자 “경쟁률이 10:1을 넘고, 젊은이들에게 큰 경력이 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분명한 노동력착취다.
박 변호사의 부인 강난희. 강씨가 운영해온 P&P 디자인이 아름다운재단 실내인테리어 공사는 물론 현대모비스 공사를 집중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박 변호사 손위 동서가 현대모비스에서 공사 발주 담당하는 임원이었을 때 강씨에게 `일감몰아주기’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도 모자라 부인까지 `협찬’ `기부’에 익숙한 모습이다.
최고의 `기부와 협찬’은 `안철수’다. 지지율 5%에 불과했던 박 변호사가 안철수의 `서울시장후보자리 기부’로 단숨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희대의 `협찬’이자 `기부’다. 박 변호사는 서울시민들에게 뭘 기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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