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에서 온 한 여성이 한국음식을 치켜올리던 장면도 생각난다. 배부르게 먹어도 살이 찌지지 않거니와 영양도 풍부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로 틀이 큰 그 여인은 살이 많이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가 말한 한국음식은 식물성이 많은 우리의 밥상이었을 게다.
한국산업진흥원의 한 연구팀이 눈에 띄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한국인은 흰색 채소·과일만 많이 먹어 영양섭취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마늘,양파,무 따위가 흰색이 아닌가. 채소섭취의 40% 가량을 김치에 의존하고 있지만 권장섭취량에도 못미친다는 소리다. 김치만 열심히 먹는다고 채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말같이 들린다. 표본집단의 6.7%만이 유색 채소·과일을 골고루 먹을 뿐이라고 한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흰색 채소· 과일만 편식한다는 소리도 되겠다. 한 뿌리에서 자란 배추김치를 먹더라도 보기좋은 흰 부분만 가려먹지 말고 햇볕을 많이 쬔 초록색 겉잎도 골고루 먹으라는 권고이기도 하겠다.
`보릿고개’가 글짜 그대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요즘이다. 가는 곳마다 비만어린이들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고기와 단것이 아니라면 손을 뻗지도 않으려는 탓이다. 그러니 김치를 비롯한 전통 밥상이 환영받을리 없다. 어른이라고 다를 게 없다.연구팀은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 또한 채소와 과일 섭취가 크게 부족한 사실도 적시했다. 몸이 튼튼해야 정신도 건강하다 했다. 밥상을 크게 바꿔봄직도하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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