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도 했다. 상수도 보급률이 매우 낮았던 때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러나 곁과 속이 달랐다. 걸핏하면 물어 끊어지고,물이 흐르지 않은 수도꼭지에선 뻘건 녹물이 쏟아지기 일쑤였다.
그러니 땅 속 낡은 수도관에서는 물이 얼마나 새나갔는지 짐작하기도 어려웠을 게다. 그뒤 몇 십 년이 흘러 첨단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에도 수도관 누수는 계속되고 있다. 1999년부터 10년동안 땅속으로 스며든 수돗물은 한해 평균 7억6천여㎥였다. 정부가 추산한 올해 물부족량이 8억㎥다. 줄줄 새는 수돗물만 없어도 물 부족에 시달릴 일은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새나가는 물값만도 1년 평균 5천억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웬만한 지자체의 1년예산이다. 수돗물값을 올리지 않아도 될 이유도 된다. 수돗물이 새는 것은 수도관이 낡았다는 이야기다. 전국을 통틀어 21년이 넘은 수도관이 35,653㎞라고 한다. 전국 수도관의 23%라고 보도됐다. 낡은 수도관 1㎞ 바꾸는데 들어가는 돈이 1억3천만원 쯤 된다고 한다. 낡은 수도관만 모두 바꿔도 4대강사업의 20%를 진척시키는 것과 같은 규모라는 얘기도 되겠다.
지난겨울 구제역 바람에 경북도내 곳곳 가축무덤은 1100곳이 넘는다. 그러니 주민들이 그 지하수를 믿고 마시기는 어려울 게 뻔하다. 때문에 상수도 시설을 서두른 곳이 많다. 그런데 안동의 구제역매몰지 주변 읍면지역의 수도관에 탈이났다. 새 수도관인데도 시험통수할 때 6곳에서 물이 샜다고 한다. 와룡면 국도 35호선 구간의 급수관로 6곳이다. 이유는 뻔하다. 날라리공사 탓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물 한 방울이 금싸라기 같아질 나라에서 물 귀한줄 모르는것 같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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