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는 선거 초기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두 번 낙선한 불운의 정치인이다. 아들 병역 면제라는 약점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두 번째 선거에선 김대업이 주연하고 민주당이 조연한 `병풍 사기극’ 등 3대 엉터리 의혹제기로 정권을 빼앗긴 측면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대권을 손에 쥐었다 사기폭로극과 깜짝쇼로 분루를 삼켜야했던 아픈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전 총재의 회고와 충고는 그래서 더 가치가 있다.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 주자의 과도한 경쟁에 대해 “경선에 `올인’하면서 이전투구 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아름다운 경선이 되길 바란다”는 당부는 당밖의 적(敵)을잊지말라는 따끔한 충고다. “호남표를 얻기 위해 DJ 햇볕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이념에 맞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DJ에게 아첨하지 말라”는 지적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 전 총재는 “DJ와 노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대재앙’의 길로 인도한 주인공으로 역사의 죄인이 될 사람들”이라면서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자책했다. 선거 패배로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역사에 죄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자신의`정계복귀’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는 소지를 남겼다. 분명한 것은 이 전 총재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점이다. 국민들에게 또다시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나라가 이 지경이 된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올바르게 투표할 것을 호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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