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열린 고교생초청 입시설명회에서 수능을 마친 고3학생들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영어학원 찾는 수험생 발길 늘어…취업난 반영
“`남이 하니까’식은 진로설계에 도움 안돼” 지적
“수시에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 가장 먼저 하는 게 토익 공부더라구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예비 대학생들이 입학 전부터 일찌감치 취업을 의식한 `스펙 관리’에 몰입하고 있다.
23일 학원가에 따르면 지난 10일 수능시험이 끝난 후 최근 영어학원을 찾는 수험생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파고다어학원 관계자는 “토익 등 강좌 문의로 하루 70~80통 전화를 받는데 많을때는 절반쯤이 고3 학생이나 학부모”라며 “예비대학생 수가 매년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다 기말고사나 수시 논술고사까지 끝나가면서 학원 수강문의가 더 빗발치고있다.
일부 학원은 예비대학생을 끌어모으기 위해 수능 수험표를 지참하면 수강료를 10~20% 할인해 주기도 한다.
체육을 전공한다는 노모(18)양은 “입시학원 선생님도 수능 끝나면 영어학원에 다니라고 조언해줬다. 대학 입학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얼른 토익 900점을 넘겨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운전면허나 정보처리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을 따두려는 예비 대학생도 많다.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천모(20)양은 “회계학을 미리 공부해 두려고 한다. 학점을잘 따기 위한 일종의 예습이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공부 겸해서 회계 관련 자격증도 따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남들이 하니까’식의 막연한 스펙 관리는 진로설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일하 서울대 기초교육원 부원장은 “자칫 허송할 수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낸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부모가 시켜서 하거나 남이 해서 따라 하는 식의 막연한 스펙 관리는 진로와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대욱기자 dwkim@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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