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생긴 것 같아 자신감”
  • 경북도민일보
“내 편 생긴 것 같아 자신감”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영훈 `두시의 데이트’ 대타서 정식DJ로

 한때 15개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지만 정식DJ는 처음
 잠시 남의 집 봐주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애정 생겨

 역사적 프로그램 명예 실추되는 일 없도록 열심히 할 것
 
 주영훈<사진>에게 MBC FM4U 간판 프로그램 `두시의 데이트’는 처음 장만한 집 같다.
 방송활동을 시작하고 10여 년간 거쳐간 프로그램만 수십 개에 달하고 한때 15개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지만 한 프로그램의 정식 DJ를 맡기는 `두시의 데이트’가 처음이다. 그의 남다른 언변과 방송 경력을 감안하면 의외다.
 최근 여의도 MBC 본사에서 만난 그는 “많은 분들이 정식 DJ가 처음인 걸 알고는 놀란다”며 웃었다.
 심한 감기로 목소리가 잠긴 상황이었지만 그는 개의치않고 말을 이어갔다.
 간간이 기침을 하면서도 “항상 내 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DJ를 하면서 내 편이 생겼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긴다”라며 밝게 웃는 모습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대타 DJ를 몇번 해봤는데 일주일동안 남의 집을 봐주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청취자들이 매일 남기는 글을 보면서 소통하다 보니까 내 편이 생긴 기분이에요. `주영훈 씨를 안 좋게 생각했는데 열심히 듣고 있다’ `비호감이었는데 다시 보게 됐다’는 글을 볼 때마다 힘이 나요.”
 `두시의 데이트’와 인연도 임시 DJ에서 시작됐다.
 지난 9월 DJ가 윤도현에서 주병진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윤도현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고 주병진 역시 출연을 고사하면서 주영훈이 임시 DJ로 투입된 것. 3주 후 주영훈은 임시라는 꼬리표를 떼고 정식 DJ 자리를 꿰찼다.
 그는 “오히려 정식으로 제안을 받았다면 DJ를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전에 DJ를 못했던 이유가 규칙적인 생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거든요. 매일 DJ를 하다보면 훌쩍 여행을 떠날 수도 없잖아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보니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시점에 제안이 왔는데 임시라는 말을 듣고 고민할 여지없이 `그냥 하자’라고 생각했어요. 상황은 안 좋았지만 저는 오히려 부담이 없어서 좋았죠.”
 상당수 팬층을 확보한 전임 DJ가 떠나고 갑작스레 그가 DJ석을 차지하게 됐으니 청취자들의 반발은 거셌다. 방송 초반 제작진이 그에게 프로그램 게시판을 보지 말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임시니까 오히려 괜찮았다”며 “어차피 나는 개편 전까지 소방수로 들어간 사람이니까 (팬들의 반발에) 상처를 덜 받았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주영훈은 `두시의 데이트’가 `넘볼 수 없는 성역’ 같은 프로그램이었다고 했다.
 “아내가 여름에 라디오 DJ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기대도 안 했죠. `두시의 데이트’라는 타이틀이 무거웠어요. 제가 김기덕 씨의 방송을 듣고 자란 세대라 `두시의 데이트’ DJ를 하리라곤 감히 생각도 못했죠. 역사적인 힘을 가진 프로그램의 DJ를 하게 된 게 너무 감사해요. 미국에 사는 친척 어르신들도 `두시의 데이트’를 한다고 아니까 다 아시더라고요. 설명이 필요없는 프로그램이라 저한테는 참 영광스럽고 고맙죠.”
 주영훈은 청취자들로부터 `영훈 이모’ `영훈 언니’로 불린다. 여성들의 사연에 잘 공감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원래 여성 취향을 갖고 있어서 여성편을 많이 든다”며 “게다가 주특기가 수다라 방송시간에 수다 떠는 기분인데 그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3월 딸을 얻은 후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진 것도 한몫했다.
 “할 이야기가 더 많아졌어요. 애가 없었을 때는 `뽀로로’에 관한 이야기는 와닿지 않았을 텐데 이제는 너무 공감하죠. 청취자들과 같이 늙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사는 게 이런 거구나’란 걸 느껴요.”
 라디오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그는 지난 2월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해 현재까지15kg 넘게 감량했다.
 “다이어트용 도시락을 갖고 다니면서 먹고 일주일에 3-4일은 헬스클럽에 가요. 밥도 꼭 현미밥으로 먹고요. 어딜가나 사람들이 어떻게 뺐냐고 물어봐서 대답하느라힘들어요.(웃음) 그런데 ’어떻게`를 몰라서 못 빼는 게 아니잖아요. ’왜 뺐냐`가 옳은 질문인 거죠. 저는 다이어트 방송 때문에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몸도 가벼워지고 보람도 느끼게 됐어요.”
 다이어트는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방송은 다른 경쟁자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두시의 데이트’의 경쟁 상대는 만만치 않다. SBS 파워FM `컬투쇼’는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하고 KBS 쿨FM `홍진경의 2시’도 1년 만에 돌아온 DJ 홍진경을 앞세워 청취자들을 공략한다.
 주영훈은 오히려 이런 상황이 편하다고 했다.
 “워낙 거대한 산이 있으니까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홍진경 씨랑은 워낙 친해서 편하게 정보 교환하고 서로 도우면서 하고 있어요. 일단 전직 DJ 때보다 청취율이 안 떨어지는 게 목표입니다.”
 DJ로서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
 바로 `골든마우스’의 주인공이 되는 것. `골든마우스’는 MBC가 자사 라디오에서 방송경력 20년 이상인 진행자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이종환, 김기덕, 강석,이문세, 김혜영, 배철수 등 6명이 받았다.
 “배철수하면 `음악캠프’가 떠오르듯이 저하면 `두시의 데이트’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두시의 데이트’의 역사에서 제가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먼저겠죠. 프로그램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