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inkorea.net)
20세기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 가세트는 천박하고 무책임한 군중의 반란으로 엘리트들의 통치가 붕괴되는 현상을 다룬 `군중의 반란(The Revolt of Masses)’이라는 명저를 남겼다. 그는 성찰과 지성이 결여된 채 기존의 풍요, 편리함, 안전, 혜택을 향유하는 `군중인간’을, 타인의 존재나 주장을 무시하고 몽상과 교만에 취해 날뛰는 `배부른 돼지들’로 규정했다. 오르테가 가세트가 정의한 `군중인간’=`배부른 돼지’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판을 친다.
조선일보는 “대중적 인기를 배경으로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 등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폴리테이너(politainer·정치 연예인)’들이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설가·연예인·언론인·교수 등 비정치인인 이들이 정치판의 `갑(甲)’이고, 기존 정치인들은 정치판의 ``을(乙)’인 역전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오르테가가 지적한 배부르고, 거만하고, 천박한 한국의 좌익 군중선동꾼들을 열거했다. 이들은 주로 140자에 한정된 리트윗을 이용한다고 한다. 군중의 단순성, 맹종성, 과격성, 익명성, 폭력성이 작동되는 인터넷, 그중에서도 트위터는 발군의 군중선동수단이다. 트위터는 익명성은 약하지만, 단순성을 즐기는 군중인간들을 길거리로 내몬다.
조선닷컴은 “개그우먼 김미화씨는 트위터에 `(경찰이) 집회에서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발사했다’ `입고 있던 옷엔 순식간에 살얼음이 얼었다’ `이런 날씨에 물대포라니…’라며 현장을 생중계했다. 이후 물대포는 이슈가 됐다.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소장파까지 경찰을 비판했다. 군중인간인 김미화의 단편적 외마디가 정치적 판단 기준으로 등장하는 군중사회의 천박성, 폭력성, 파괴성을 증명한 사례다. 조선일보는 “개그맨 김제동씨는 팔로어 63만 명에게 `물대포 맞았으니 나 지금 기분 지랄 같다. 씨~’라고 했고, 부산대 강연에서는 `이씨(이명박 대통령)가 훌륭하시다. 재선하시겠다. 미국 대통령으로”라고 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한미 FTA 통과 직후 “지금은 웃겠지만 내년이면 (선거에서)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가 뼈저리게 통감하실 겁니다”라고 썼다. 그의 팔로어는 104만 명이다. 배우 김여진씨도 한미 FTA에 대해 “3분 날치기 통과”라고 했다. 소설가 공지영씨도 입을 못참는다.
조선일보는 “공지영·김미화가 한마디 하면 야당 기류 바뀐다”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사회에 나타난 오르테가식 `군중의 반란’을 잘 예시했다.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폴리테이너’라는 소설가 공지영, 개그맨 김제동, 소설가 이외수, 개그우먼 김미화가 오르테가의 `군중인간들’이고, 서울대 조국이나 안철수 교수도 오르테가식`폴리페서’들이다.
권위를 가져야 할 전문가(엘리트)의 판단이 비전문가인 천박한 폴리테이너의 즉흥적 반감에 굴복하는 현상이 한국사회에 일어나고 있다. 산업화가 남긴 풍요와 민주화가 남긴 과잉 자유와 민주 때문이다. `나꼼수’ 기획자인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11월 30일 나꼼수 여의도 공연, 5만 명이 모이면 눈물 날 것이고 10만 명이 모이면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사실상 군중을 반란을 선동했다. 과잉 민주화로, 천박한 군중선동꾼들이 전문적 정치인들을 통치하는 군중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전병헌 의원이 “폴리테이너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적고 시각이 신선하다. 정당이 살아남으려면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했으니 정치인들은 짐을 쌀 때가 머지않았다.
부잣집 망나니가 공짜로 물려받은 부는 머지않아 바닥이 난다. 그 것이 하늘의 섭리다. 선조들의 성취와 지혜를 `수구 꼴통의 노망’으로 매도하는 군중선동꾼들은 머리와 가슴이 텅 비었다. 오직 손가락 끝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을 이해할 뿐이다.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이 오묘한 세상을 어찌 헤쳐나갈 것인가?
오르테가 가세트는 이런 군중인간들의 행동양태를 `비극적 메커니즘’이라고 규정했다. 물려받은 풍요와 품격과 혜택을 파괴하는 배부른 돼지들은 스스로 문명을 구축할 힘도 없다. 파괴에는 능하고 건설에는 무능한 군중인간들이 촛불난동을 부리면, 대한민국은 자멸할 것이다. `돼지에게 진주’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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