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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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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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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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수영, KBS 주말극`오작교 형제들’서 황태범 역 맡아  
 
 10년간 사랑했던 첫사랑에 버림받은 트라우마로 사랑 믿지 못하게 돼 
 데뷔 13년차 “늘 쫓기듯 살아왔고 한 계단 더 올라가고 싶은 갈망 컸는데…
 오작교 형제들 통해 여유 찾아 오랜만에 마음 편해…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아”

 
 한동안 주말이면 이 남자 때문에 시청자가 성별로 편 가르기를 했다. 그의 우유부단함과 까칠함, 무책임함은 여성 시청자의 공분을 샀고, 반면 남성 시청자는 그가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에 공감했다. 하지만 '다행히' 이 남자가 이제 정신을 차리고 임신한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외치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한참 진한 멜로를 찍었는데 이제부터는 갈등이 해소돼 시트콤 분위기로 갑니다.(웃음)”
 
 KBS 인기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의 `황태범 기자’ 류수영(33·사진)을 최근 여의도 KBS에서 만났다.
 “정말로 제 주변 분들도 태범의 행동 앞에서 남녀가 확실하게 갈리더라고요. 여자분들은 우유부단하고 나쁜 놈이라고 욕하면서 태범이의 첫사랑으로 등장한 작가까지 싸잡아서 비난했어요. 그런데 남자분들은 태범이를 보며 `그럴 수 있어’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웃음)”
 방송사 기자인 황태범은 오작교 집안의 4형제 중 둘째로 어려서부터 똑똑해 집안의 기둥이었다. 빈틈없고 깔끔한 성격인데 오로지 한가지, 10년간 사랑했던 첫사랑에 버림받은 트라우마로 사랑 앞에서는 심하게 이기적으로, 경우없이 굴었다. 만취해 하룻밤 사고로 직장 상사 차수영(최정윤 분)을 임신시켰는데, 자신을 향한 차수영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로부터 도망치려 무던히 애썼다. 그러던 중 3년 전에 떠난 첫사랑이 다시 등장해 한동안 갈팡질팡도 했다.
 “한마디로 못된 놈이죠.(웃음) 저도 솔직히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아이를 임신한 여자에게 너무 무책임하게 구니까 인간 류수영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후반부의 변화를 위해서는 필요했던 것 같아요.”
 황태범-차수영은 임신으로 결혼에 골인하지만 부모에게는 숨긴 채 사실은 `계약결혼’ 상태를 유지했다. 직장에도 비밀로 했고 당연히 각방 생활을 했다.
 “대사에도 나왔듯 저희가 사르트르-보부아르가 아닌데 현실에서 계약 결혼은 아무래도 이상하죠. 하지만, 그만큼 황태범이 순수한 사람인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첫사랑을 깔끔하게 끊지못해 질질 끌었고 그렇기에 그 후의 사랑에 대해서는 대단히 이기적으로 굴었지만 어쩌면 그 모습이 더 인간적인 것 같아요. 저희 촬영장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집안 좋고 예쁘고 능력 있는 차수영을 싫다고 하는 황태범을 `바보’라고 불렀거든요.(웃음) 적어도 조건 보고 누굴 좋아하지는 않잖아요.”
 하룻밤 사고로 인한 임신, 계약 결혼이라는 다소 극적인 장치가 등장하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태범-수영 커플은 `오작교 형제들’에서 가장 현실적인 커플이다. 티격태격하는 속에서, 시작은 황당했지만 부딪히는 과정에서 서로를 알아가며 스며들듯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상당히 밀도 있게 그렸다.
 “저도 20대 때는 사랑이란 불 같은 것이고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죠. 심장이 두근거리고 내려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야만 사랑인 것 같았어요. 하지만 몇번의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 지금은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태범의 초반 모습을 보면서 3-4년 전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사랑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상태였던 거죠. 태범을 연기하면서 실제로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태범이 결과적으로는 수영 덕분에 첫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고 힐링이 되었듯, 저 역시도 그런 과정을 겪은 것 같아요.”
 태범-수영의 사랑이 밀도 있게 그려진 데는 류수영의 한층 섬세해진 감정 연기도 한몫했다. 그는 이번 역할을 통해 표정과 눈빛이 과거에 비해 깊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뷔 13년차인 그는 “작품을 할 때마다 매번 리셋 상태로 돌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10년 정도 지나니 내가 하면 잘할 것 같은 역할은 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는 정상을 향해 내달리는 것 같았지만 아직 고지를 밟지는 못했다.
 “조급했던 때도 있었죠. 늘 쫓기듯 살아왔고 한 계단 더 올라가고 싶은 갈망이 컸습니다. 그런데 `오작교 형제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지금은 여유를 찾았고 오랜만에 마음이 편해요. 그러니까 오히려 더 잘될 것 같아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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