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안철수’의 치밀한 선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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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 안철수’의 치밀한 선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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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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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인 아니다”와 `대권과외공부’의 이중성
(onnews.com)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8일 미국 출국 전) “(여야가) 소임을 다하면 나 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10일 귀국 후) 미국 방문을 마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참여와 관련한 `출국 전 발언’과 `귀국 후 발언’의 변화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안 교수는 귀국 직전인 지난 20일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정치와 선긋기를 시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안 교수의 `총선 발빼기’ `정치참여 가능성 부인’이라는 해석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야권이 “안철수 없이도 해볼 만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와 안 원장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쪽에서는 당장 관련 주가가 들썩였다. 25일 안철수연구소 주식은 급락했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주가 급등한 것이다.
 안 교수 발언은 애매하기 짝이 없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안 하겠다는 의미인지 알 수 없다. 아직 정치인이 아니라 학자이기 때문에 그의 입에서 나온 발언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 고민이 적지 않고, 막상 정치에 뛰어 들려니 고민이 많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는 막상 대통령선거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대선에 뛰어들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그는 이미 `노련한’ 정치인이 되어버렸다. 인기가 치솟자 서울시장선거에 뛰어 들고, 갑자기 재산을 기부한다고 나오고, 느닷없이 미국을 방문해 빌 케이츠를 만나는 것은 대권에 뜻을 두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행동이다. 다만 안 교수가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으로부터 `쪽지시험’같은 대권 과외수업을 받는다든가, 민주당 김효석 의원을 새로운 `멘토’로 삼았다든가 하는 각종 설이 터져 나오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1 대 1 구도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결과가 보도되면서 부담을 느껴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무엇 보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효과’에 놀라 `개혁’의 칼을 빼들었기 때문에 그 추이를 지켜 볼 필요가 있어 호홉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안 교수 본인도 “미국에서 보니 민주당도 전당대회 잘 치르고 한나라당도 강한 개혁 의지를 가진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개혁이 성공하면 안 교수 본인이 정치에 뛰어들 명분이 좁아지는 역설을 인식하고 있는 듯한 발언이다.
 실제로 안 교수는 박원순 변호사를 서울시장으로 사실상 만듬으로써 보수와 중도층의 상당수에게 거부감을 심어줬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선거에서 심판받은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왜 하필 박원순이냐”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고, 협찬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박원순은 서울시장 자격이 없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교수가 다시 특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원할 경우 지지세력을 결집시킬 수는 있겠지만 적극적 비토세력을 양산하는 우를 범할까 두려워한다는 분석이다.
 안 교수로서는 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선전하고, 특히 문재인 이사장이 부산에서 당선돼 대권후보로 부각될 경우 같은 부산출신인 안 교수 입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주당을 거들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한나라당을 지지할 수도 없는 처지다. 안 교수로서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해야 몸값이 올라가는 역설적 상황이다.
 이런 안 교수의 처지에 대해 중앙일보는 “안 교수가 조계종 종정 같다”고 비아냥댔다. 김진 논설위원은 방송토론회에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식으로 이것을 해석하기에 따라서 산인지 물인지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안 하겠다는 건지 애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안철수를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안 교수가 관훈토론회에 나와 2시간 정도 중진언론들로부터 혹독한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또 그 사람이 내놓는 대안을 가지고 판단해야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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