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카 빅엿’ 날린 `꼴찌 판사’의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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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 빅엿’ 날린 `꼴찌 판사’의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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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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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같지 않은 판사, 판사같지 않은 법률지식인
 
 “인간을 재판하는 판사는 온전한 인격과 상식을 갖춰야 한다.” 시대와 환경에 관계없이 판관(判官)에게 변함없이 요구되는 덕목이다.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재단하는 법관이 인격결함자이고, 성격파탄자라면 그의 주변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피가 흐르고 원성이 쌓이겠는가? `온전한 인격’ 그건 법관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법관같지 않은 판사, 판사같지 않은 법률지식인이 넘치는 우리사회를 돌아보자.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카 빅엿’을 날린 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 법관 임용 10년이 된 서 판사는 법관재임용 심사대상이다. 서 판사는 재임용 부적격 판정을 받고 “소명하라”는 연락을 받자 법원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지난 10년간 하 5회, 중 2회, C 2회, B 1회를 받은 자신의 근무평점자료를 공개했다. `하’는 하위 10% 이내의 근무성적이다. 거의 꼴찌 수준이다. 그걸 자랑스럽게 커밍아웃한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언급했다. 마치 자신에 대한 부적격심사가 청와대 압력에 의한 것인양, `가카 빅엿’에 대한 보복이라는 식이다.
 대법원 법관인사위의 재임용 부적격 판정은 서 판사가 법관으로 임용된 이후 10년간의 평점을 토대로 심사한 것이다. `꼴찌’에 해당됐으니 그에 상응한 대우를 받아야하는 것이다. 재임용 탈락대상은 5~6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는 아무도 모르고 있던 자기의 법관 성적표를 까발렸다. 노출증이 있어 보인다. 서 판사가 재임용 심사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좌경언론들이 `사법파동’ 운운하며 선동하고 그를 옹호하자 흥분한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 사법부에 서 판사류는 하나 둘이 아니다. 한미 FTA에 “대통령이 나라 팔아먹었다”고 비난한 우리법연구회 회장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편향 판결로 비판받은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의 판결과정 불법 공개 등이 그것이다. 국민들은 법관에게 현란한 법지식보다 인격과 상식을 요구한다.
 미 매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 의원 보선에서 공화당 주의회 상원의원 스캇 브라운(50세)이 당선됐다. 매사추세츠 주에서 1972년 이후 공화당이 연방상원의원으로 선출된 일이 한 번도 없었고, 사망한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이 47년간 차지했던 자리를 메우는 보선이었기 때문에 공화당인 그의 당선은 의외였다. 
 스캇 브라운은 문제아 였다. 부모가 이혼하자 불량소년들과 어울리며 마켓에 들어가 레코드판을 훔쳐 나오다 구속됐다. 담당 판사 새뮤얼 졸한테 불려갔다. 판사: 너 음악을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스캇: 아주 좋아합니다. 판사: 다른 것 좋아하는 건 없느냐? 스캇: 농구도 좋아하고, 달리기도 합니다. 판사: 농구 실력은 어떠냐? 스캇: 30점 내지 40점은 올립니다. 판사: 형제들은 있느냐? 스캇: 네, 이복동생이 하나 있고, 이복 누이동생들도 있습니다. 판사: 네가 교도소에 들어가 농구하는 모습을 동생들이 보고 싶어 할 것 같으냐? 스캇: (말문이 막힌다) 판사: 다음 주까지 1500 단어 이내로 반성문을 써내, 알았지? 스캇은 반성문을 써냈고 풀려났다. 그는 다시는 훔치는 일을 하지 않았고 새 삶을 시작했다.
 스캇 브라운이 선거 기간 중 보스턴 글로브 기자로부터 “당신은 범죄를 저지르고 구속된 일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들려준 이야기다. 스캇 브라운은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후보감이다. 졸 판사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스캇 브라운을 있게한 판사는 샤뮤엘 졸이다. 올 76세인 졸 판사는 17세 소년 시절 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후 고향 시장이 되었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 판사가 되었다. 청소년 범죄에 관심이 많았다.
 졸 판사와 그 주변에서는 `전관예우’라는 불순한 기운이 아예 없다. 흑인들처럼 트위터같은 SNS에 글을 올리지도 않는다. 우리법연구회라는 사조직도 어른거리지 않는다. 졸 판사에게서는 없는 서민들에게는 가혹하면서 재벌들 앞에만 서면 쫄아드는 법관의 냄새가 없다. 법정에서 피고인을 호통치고 반말로 구박하는 판사가 느껴지지 않는다. 부산 벤츠 여검사 사건에서 드러났듯 변호사를 끼고 도는 판사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인간을 재판하는 판사는 온전한 인격과 상식을 갖춰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는 만고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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