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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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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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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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는 꼭 블록버스터 영화에만 어울릴까?
마틴 스코세이지가 명품 가족영화를 선사한다

 
 
 
 
 
 할리우드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영화 `휴고’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내놓는다.
 영화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에 대한 오마주(존경의 표시)를 스코세이지는 21세기 첨단 3D 기술을 응축해 이 영화에 오롯이 담아냈다.
 기존 판타지나 SF 장르의 3D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예술적인 미장센(화면구도)을 보여준다.
 `휴고’는 브라이언 셀즈닉의 명작 그림책 `위고 카브레’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인류사 최초의 극영화 `달나라의 여행’을 만든 조르주 멜리에스가 등장하는 그림책이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극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영화꿈을 키운 추억을 떠올리며 이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영화 `휴고’ 역시 멜리에스가 핵심 인물이지만, 주인공인 소년의 눈을 통해 멜리에스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숨은 비밀을 좇는 모험처럼 펼쳐진다.
 휴고(아사 버터필드)란 이름의 열두 살 소년은 시계수리 기술자인 아버지(주드 로)를 갑작스런 사고로 잃고 세상에 홀로 남는다. 그런 휴고를 삼촌이 데려와 자기가 일하는 기차역 시계탑에 살게 하고 시계 관리일도 맡긴다.
 
 
 
 
 
 

 고아원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시계탑에 숨어 외롭게 지내던 휴고는 어느날 인형부품을 훔쳤다는 이유로 장난감 가게 주인 조르주(벤 킹슬리)에게 아버지 유품인 수첩을 뺏긴다. 수첩에는 아버지가 박물관에서 가져온 신비로운 자동인형 설계도가 담겨 있다. 휴고는 자동인형에 아버지가 무언가 메시지를 남겼을 거라 생각하고 수첩을 찾아 인형을 고치기 위해 조르주의 양손녀인 이자벨(클로이 모레츠)에게 도움을 청한다.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멜리에스를 향하지만 더욱 돋보이는 것은 스크린에 3D로 구현된 1931년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 풍경이다.
 특히 파리의 풍경에서 기차역, 시계탑, 시계 속 휴고의 얼굴로 이어지는 첫 장면과 기차역의 수많은 사람 사이를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다음 장면의 시퀀스는 공간의 깊이와 입체감이 대단하다. 시계탑과 기차역은 매우 클래식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그려졌다.
 또 멜리에스가 만든 영화 제작 스튜디오의 모습, 마술과도 같은 기발한 제작방식을 되살려낸 장면도 이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다.
 외로운 소년이 고난을 뚫고 자신뿐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을 보여준다는 이야기 역시 따뜻하다.
 다만, 영화의 서사가 지닌 흡인력이나 긴장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또 이야기가 다소 복잡한 편인데다 영화사적 맥락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어린 관객이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린이가 주인공이고 3D 영화라고 해서 컴퓨터그래픽 기술과 결합한 판타지 모험물을 기대하는 가족관객이라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공부하는 영화학도나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에게는 고전영화의 향취와 동시대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동시에 보여줄 것 같다.
 상영시간 125분. 전체관람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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