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기적의 소재로 이 시대 조형 예술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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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기적의 소재로 이 시대 조형 예술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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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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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데이즈’展
포항시립미술관이 봄을 맞이해 신기하고도 놀라운 플라스틱의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아크릴, 컬러 테이프, 시트지, 에폭시, 레고 블럭, F.R.P. 등 다채로운 플라스틱 한 재료들로 엮어낸 `플라스틱 데이즈’전을 오는 10일부터 5월 20일까지 포항시립미술관 전관에 마련한다. 현대문화의 대표적인 재료이자 아이콘인 플라스틱을 매개로 해, 동시대 현대미술의 달라진 조형성(plastic art)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인공적인 반복과 자유롭고 가변적인 성형, 그리고 대량생산으로 특징 지워지는 지금 시대의 문화를 성찰해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포항시립미술관 전관서 10일부터 5월 20일까지 전시
 달라진 현대미술 조형성-인공적인 현대사회 이미지 표현
“흔한 플라스틱 재료가 갖는 시대·문화적 의미 성찰 기회”

 오늘날 세상의 많은 것들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처럼 인공과 성형을 통한 복제, 변형, 대량생산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고분자 합성수지가 결합돼 우리의 삶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20세기 대표적인 산업 발명품이기도 하다. 대량생산과 인위적 성형으로 특징 지워지는 현대 물질문화의 속성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에 이어 현대를 플라스틱 시대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단순한 물건들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플라스틱 특유의 인공적인 형형색색의 빛깔은 현대문화의 감수성을 그대로 지시하기도 한다. 가볍지만 단단하기에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인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현대문화를 드러내기도 하고, 착색이 쉽고 풍부한 광택을 가지고 있어 그 화려한 색감만으로도 요란하고 묘한 대중문화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손쉽고 무한한 성형의 가능성으로 변화무쌍한 현대 사회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물질문화의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는 이러한 플라스틱의 시대적인 의미를 주목하고자 한다. 인공적인 반복과 자유롭고 가변적인 성형, 대량생산, 소비로 특징 지워지는 현대문화의 어떤 양상을 담고 있는 플라스틱이 가진 풍부한 문화적 맥락이다.
 가볍고 변형이 용이한 플라스틱은 그 재료적인 특성만으로도 가변적인 형태들을 계속해서 창조해내야 하는 현대 미술의 각별한 총애를 받은 지 오래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도 놀라운 현대미술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현재 활발한 활동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18인의 작가들이 빚어내는 흥미로운 플라스틱한 미술들과의 유쾌한 감각적 소통을 주목하면 된다.
 시퀸이란 세속적인 플라스틱 재료를 통해 현대미술의 품격을 담아내고 있는 노상균, 레고 블럭을 통해 동서고금의 명화를 디지털 풍경으로 그려내고 있는 황인기, 색면 추상과 기하학적 한국 모더니즘 화단의 원로인, 70대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봉태, 시트지의 독특한 질감을 활용한 그림으로 유명한 박상희, 청소용 플라스틱 빗자루를 가지고 작업하는 이기일 등 다채로운 재료만큼이나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플라스틱(plastic)의 어원은 `무엇을 형성한다 혹은 성형하기에 알맞다’는 뜻을 가진 희랍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했다. 우리가 통상 사용하는 조형 예술도 여기서 비롯된 말이다. 어떤 형태를 만든다고 할 때의 조형 개념도 플라스틱이란 표현을 쓰는데, 이번 전시에서 플라스틱이란 단어를 전시의 주요 컨셉트로 삼는 중요한 이유이다.
 플라스틱이라는 동시대 문화의 주요 매개물을 통해 미술에서의 조형성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보고자 한다.
 구체적이고 현실화 된 예술의 조형적인 문제를 플라스틱한 재료의 작품들을 통해 되짚어봄으로써 현대예술 속에서의 조형성과 마주하는 다양한 감각적 소통의 의미를 담아내고자 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촉각적이고 질료적인 조형성을 담아내고 있는 플라스틱한 이 시대의 조형예술을 펼쳐냄으로써 보다 역동적인 감각 소통을 꿈꾸고자 하는 것이다.
 플라스틱의 덧없고 인위적인 일회적인 속성도 그렇지만 대량화된 반복과 복제, 아울러 성형으로 대변되는 인공적인 측면 또한 플라스틱이 함의하는 동시대의 중요한 문화적 특성이다.
 가짜가 판치는 시절, 플라스틱이 가지고 있는 쉬운 복제의 속성은 시대성의 의미를 획득한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이미 우리의 삶의 일부가 돼 버렸다. 플라스틱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이 시대의 변화무쌍한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플라스틱을 통한 다양한 시도의 미술의 흐름은 물론, 동시대 문화의 여러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플라스틱한 시대에 대한 성찰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평면, 입체, 조각, 설치, 미디어 등 총 70여점을 선보인다.
 포항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흔하기에 좀처럼 그 깊은 의미를 생각하지 못했던 플라스틱이 갖는 시대적이고 문화적인 의미를 생각해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오프닝은 9일 오후 4시.
 문의 054-250-6023.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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