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사람의 눈을 홀리고 귀를 혹하게 하는 말들은 쌔고쌨다. `베스트’니 `스페셜’이니 `슈퍼’니 하는 외국어가 그 사례들이다. 격조를 높이겠다고 외국어까지 동원하는 모양이지만 역겹기 짝이 없다. `특’이니 `최고’니 `원조’니 하는 우리말도 사람의 눈과 귀를 반하게 하는 조미료 노릇을 썩 잘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렇고 보니 `슈퍼 스페셜 최고급품’ 아닌 것이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참기름도 `정말 순 진짜 120% 참기름’이 아니면 족보에 오르지도 못할 형편이 되고말았다.
한때 `뽕가다’란 게 유행한 일이 있다. 남성의 매력 가운데 하나인 넓은 어깨를 강조하기 위한 패션기법이다. 옷의 어깨 부분에 `뽕’을 집어넣어 빈약한 어깨에 착시(錯視)작용을 유발하는 기법이다. 이런 과대포장 수법이 요즘은 과대표현 수법으로 옮겨붙었다. 업자들은 소비자를 속여먹어 잇속을 챙기는 미끼의 진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비자의 눈에는 양심의 퇴화현상으로 밖에 비치질 않으니 탈이다.
우리민족의 쌀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농산물 개방협상때마다 진통을 겪게한 품목이 쌀이었다는 사실 하나가 모든 걸 설명하고도 남는다. 그런 쌀을 가지고 소비자를 우롱하려 들다니 `괘씸죄’까지 더 얹어서 엄벌해도 괜찮을 것 같다. 명품쌀의 고장 경북의 명예를 위해서도 모두가 협조해야 할 일이 생겼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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