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칫밥을 먹고 사는 사람은 줏대가 없어야 한다.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해가며 빌붙어야 한다. 이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통하는 진리와도 같다. 작가 이기영의 `고향’에 눈칫밥 이야기가 나온다. “국실의 모친은 이 딸 저 딸에게로 돌아다니며 눈칫밥을 얻어먹는 신세가 되었다.”
눈치 보는 사람은 비실거리지만 눈총을 쏘는 사람은 당당하고 도도하다. 쏘아보는 두눈엔 독기까지 번득인다. 그러니 그 눈총을 맞는 사람은 잔뜩 주눅이 들 건 뻔할 일이다. 이 또한 작품 속에서 용례를 찾을 수 있다. “밤 열 시까지 잔걸음을 치고 히야까시군에게 시달리고 점원 감독의 눈총을 맞아가면서 그날그날을 보내는 계숙의 생활.”< 심훈/ 영원의 미소>
포항시의회로서는 이럴 때 포항시가 적극성을 보이고 나섰으면 좋으련만 그럴 눈치를 보이지 않으니 난들 어쩌랴 싶은 모양이다. 시의회 눈에는 참 눈치코치 없는 사람들로만 비칠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박승호 포항시장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나 정작 박 시장은 “내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며 손사래다. 지난해 한번 퇴짜를 맞았는데 또 나서면 역풍을 맞게된다는 논리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포항시의회 손에 달려있는 문제라는 생각인 모양이다. 집행부도, 시의회도 눈치 작전 뿐이다. 눈치 9단들이다. 지금 물밑에서 무슨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아닌지 알 도리는 없다. 분명한 것은 2주 쯤 남은 시간이 정답이라는 사실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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