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원내대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곧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 내정자다. 두 사람은 역할부터 다르고 따라서 충돌할 일도 없다. 그런데 불협화음이 흘러 나오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이견이다.
김 전 비대위원이 먼저 이 원내대표를 “재벌에 오래 종사해 그쪽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대우그룹 경력을 지목한 것이다. 또 이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를 많이 쓰는데 정치판에선 이 걸 단순화해서 경제민주화는 오로지 재벌 경제력 집중 방지에만 있다”고 `경제민주화’를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경제민주화’는 김 전 비대위원의 상징이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재벌에 몸담은 게 무슨 죄냐. 경제민주화를 재벌과 관련된 것으로 국한하는 것은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모자란 생각”이라며 되받아쳤다. 이 원내대표는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위원이 말하는 `경제 민주화’ 내용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에서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질투심에 의해 경제주체들을 못살게 구는 것은 나라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재벌에 대한 일반의 비판을 `질투심’으로 폄훼한 것이다. 또 “오리지널 자본주의가 아닌 도덕, 상생, 환경, 박애 자본주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가 말한 `오리지널 자본주의’는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라는 비난 속에 퇴출되어가는 추세다. `도덕, 상생, 환경, 박애 자본주의’가 대세다. `따뜻한 자본주의’가 그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재벌들은 오리지널 자본주의도 아니다. 공정거래위가 63개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4월12일 현재)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대 재벌 총수 지분율이 0.9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도 안되는 지분으로 수십조 원의 기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게 무슨 시장경제이며, 오리지널 자본주의인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향기를 가져야 한다. 국민을 가진자와 못가진자로 갈라 대립시키고 종주먹을 날리게 만드는 야당의 `경제민주화’는 곤란하다. 새누리당에서 행여 재벌 편을 드는 발언이 나온다면 그건 해당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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