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신화에서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괴물 티폰으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일식(日蝕)은 그가 태양신에게 일시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이란 게 신화작가의 해석이다.
신들은 태양신 라의 배를 타고 아포피스를 격퇴시켰다고 전하며, 이집트에서는 이 뱀을 없애기 위해 초를 가지고 큰 뱀을 만들어 주문을 외면서 그것을 불 속에 던지는 의식이 거행됐다고 한다.
저승을 위협하는 악마, 질서를 어지럽히는 거대한 독사, 암흑을 지배하는 광명의 적. 이것이 아포피스의 이미지다. 나중에 이집트의 고대도시국가 헤라클레오폴리스 마그나의 창세 전설에서는 라가 큰 고양이가 되어 이 뱀을 정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아포피스는 칼로 찔러 죽여도 다음날 밤 다시 살아나 라를 공격하는 영원불멸의 존재다. 아포피스는 정녕 영원 불멸인가. 황금돼지의 기대도 부푼 새해 벽두부터 아포피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아포피스’로 명명된 지름 390m의 돌덩어리인 소행성(2004MN4)이 지구와 충돌할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가설이다. 한 러시아 천체과학자는 2029년에 이 돌덩이가 지구와 3만km정도로 가까워져 충돌 위험이 크고, 만약 그때를 피하더라도 5-6년 후에 다시 접근해올 것이라며, 그 때의 궤도나 지구와의 거리는 현재로서는 계산할 방도가 없다는 것. 지구에 충돌한다면 그 위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탄 10만개에 맞먹는다고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지금 선진국 과학자들은 세계 규모의 `지구수호대’ 창설을 제안하고 나섰다. 결국 살 만한 나라들 분담금 내라는 말일 텐데, 거짓인지 참인지도 모르고 뼈빠지게 일하여 모은 돈 내놔야 할지도 모르는 과학후진국 국민들만 처량할 뿐이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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