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령 김현철’키운 YS의 `박근혜=유신 2인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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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령 김현철’키운 YS의 `박근혜=유신 2인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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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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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사무실서 국정농단한 현철씨가 2인자

“국정농단의 상징인 김현철
 새누리당 공천서 배재되자
 YS `멘붕’…박근혜 비난”

 김영삼 대통령 시절 그의 둘째 아들 현철은 `소(小)통령’으로 불렸다. `부통령’의 다른 이름이다. YS의 아호 `거산(巨山)’을 따 현철 씨를 `소산(小山)’이라고도 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공직인사에 감 놔라 배 놔라 개입하고, 각종 비리에 허우적거리며 국정을 농단한 그의 위세가 창대했다는 증거다. 아버지는 청와대에 좌정하고 있는데 아들은 턱밑인 광화문에 똬리를 틀고 청와대를 드나드는 고위공직자들로부터 문안 인사를 받고, 국정원이다 내각이다 박아 놓은 심복들로부터 최고기밀, 존안자료를 보고받으며 호가호위해온 현철 씨는 `문민정부’의 2인자였다.
 그 때 소산의 나이 30대 초. 경력이라고는 쌍용에 1년 남짓 근무한 게 전부다. 20대 후반부터 직장생활 작파하고, 야당 총재인 아버지의 최측근 참모로 “착” 달라붙어 공생해온 보상으로 그의 손에 쥐어진 게 `소통령’ 권세다. 마약처럼 황홀하기만 했던 권력이 결국 그를 감옥에 집어넣고 말았다. 그 것도 `현철’이라면 까무러치는 아버지 YS의 손에 의해.
 그런 김영삼 전 대통령이 16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유신시대의 퍼스트레이디로서 유신의 2인자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 대통령 결격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택에서 새누리당 경선 후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예방을 받고 한 말이다. 노령의 YS가 박근혜를 `소산’ 김현철로 착각한 건 아닐까?

 김현철처럼 광화문 네거리에 사무실을 차린 것도 아니고, 심복을 국정원 기조실장, 내무차관에 심어 놓은 것도 아닌데 무슨 `유신의 2인자’였다는 것일까?
 현철씨가 심대륜 중수부장 손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혐의는 `권력남용’과 `비리’다.  현철 씨가 연루된 한보비리는 금융기관을 줄줄이 부실로 몰아넣음으로써 외환위기에 단초를 제공했다. YS가 주장한 정권의 2인자라면 적어도 나라를 말아먹을 정도는 돼야 했다. 혹시 YS는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 시해를 전해듣자 마자 “휴전선은요?”라고 안보를 걱정한 태도를 `2인자’ 답다고 간주한 게 아닐까?
 한보 사태로 현철 씨와 김우석 내무장관, 황병태 의원, 홍인길 청와대 총무수석 등이 구속돼 YS 주변이 초토화됐다. 수사 과정에서 YS가 1992년 대선 때 사조직 `나사본’ 활동자금으로 쓰고 남긴 120억 원의 대선 잔금까지 털려나와 묵사발이 되고 말았다. 심재륜 중수부장이 현철 씨를 소환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하자 당시 김용태 청와대 비서실장은 술에 잔뜩 취해 심 부장에게 “각하가 울고 있어요. 우리 각하가…”라고 절규했다고 심 부장이 회고했다. `소산’이 진정한 `부통령’이었던 모양이다.
 YS는 박근혜를 `유신의 2인자’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박근혜를 `칠푼이’라고 조롱했다. 지난 11일 자택을 찾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금은 토끼가 사자를 잡는 격”이라고 말하자 “(박근혜는) 사자가 아니다. 아주 칠푼이다. 사자가 못 돼”라고 한 것이다. 발언의 순서상 `칠푼이’가 `유신 2인자’보다 닷새 먼저다. 말하자면 `칠푼이’가 그 막강한 유신정권의 2인자였다고 한 것이다. 혀가 꼬여도 제대로 꼬였다. YS가 박 전 위원장에게 뭔가 크게 틀어진 게 분명하다.
 그건 19대 총선 김현철 공천 탈락이다. YS는 5년 전 이명박 후보를 도왔고, 그 대가로 현철 씨를 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취직’시켰다. 19대 총선 공천이 옵션이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그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국정농단의 상징인 그를 공천하는 건 수도권 선거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현철 씨는 공천에서 탈락하자 “박 위원장에게 완전히 속았다. 무자비한 정치 보복이자 테러, 쿠데타적 사기극”이라며 “아버지가 실망을 넘어 격분해 계신다”고 길길이 뛰었다. 부자유친이다.
 YS는 이제 현철 씨를 거제도 멸치어장으로 내려 보내야 한다. 평생 직업 없이 `YS’가 그의 직장이고 직업인 아들에게 하루빨리 현실로 돌아가도록 깨우쳐야 한다. 현철 씨도 이제 지천명이다. 아버지를 자유롭게 놓아 드려야 한다. 언제까지 그의 바지자락을 잡고 정치에 대한 축축한 미련에 매달릴 것인가. 국가원로 대접을 받아야 할 YS의 `멘붕’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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