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 국민들은 그를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불복, 제3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함으로써 `김대중 정권’을 탄생시킨 `1등 공신’으로 기억한다. 그는 대선에서 3등 낙선했지만 이회창 후보 표를 갉아먹어 김대중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 줬다. 그는 대선이 끝나자 `김대중 당’에 입당했다.
그런 이 대표가 1일 TV조선에 출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독자적 정치 혁명의 길을 가겠다면 적극 협력할 생각이 있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 대선에 출마할 위치가 아니니 선두주자의 하나인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선언이다. 1997년 `김대중 도우미’에서 2012년 `안철수 도우미’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이 대표는 또 “혁명적 변화에 대한 기대가 안 원장에게 모아지고 있다. 제3의 후보(안 원장)가 나타나서 제3 세력으로 힘을 모을 수만 있다면 이번에 정치의 명예혁명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열풍이나 현상은 과거의 이인제, 박찬종, 정몽준 열풍과 다른 차원이고 에너지가 크다”고도 했다. 어쩐지 소속의원 3명으로 전락한 `선진통일당’ 당수의 생존을 위한 정치적 몸부림으로 들린다.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이인제 대표는 검증조차 되지 않은 안철수 원장을 `정치의 명예혁명’ 운운하며 적극 협력하겠다고 나섰다. 지지하는 이유는 안 원장이 주장하는 평화·복지·정의가 이 시대 정신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란다. 여야 누구도 선진통일당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자 평화·복지·정의를 내세워 안 원장에게 `추파’를 던지는 격이다. 여야 후보 중 평화·복지·정의를 주장하는 후보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는가?
이 대표가 안 원장을 지지할 생각이 있었다면 안 원장이 대권을 꿈꾸기 시작한 작년부터 접근했어야 옳다. 안 원장 지지율이 고공비행하고, 특히 대담집을 내놓은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자 멍석을 들고 접근하는 것은 누가 봐도 당당하지 못하다. 1997년 김대중 좌익정권 탄생을 도운 것도 모자라 이젠 `백면서생 정권’ 탄생에 공을 세우겠다는 것으로 둘린다.
안철수 지지를 선언한 이인제 같은 인물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무전유죄’`유전무죄’를 비난해온 안 원장이 `1조 5000억원’ 분식회계의 SK 최태원 회장 석방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친구가 법정에 섰을 때 선처해달라고 탄원서를 쓴 것을 너무 비판할 필요는 없다”며 안 원장을 감싼 정운찬 전 총리도 같은 부류다. 동반성장위원장으로 재벌들의 횡포를 비난해온 그의 입에서 나온 놀라운 발언이다. 최태원 회장 탄원서를 쓴 안 원장이나, 안 원장을 두둔한 정 전 총리나 오십보백보다. 권력을 향해 날아드는 부나비들의 행진이 시작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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