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봉산은 공황상태’
  • 김형식기자
`지금 봉산은 공황상태’
  • 김형식기자
  • 승인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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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일주일째

▲ 구미국가산단 4공단 화공업체 휴브글로벌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로 인접 지역 산동면 봉산리의 한 포도밭이 황폐화됐다. 농가는 포도와 나무잎이 누렇게 변해 말라죽어가자 수확을 포기했다. 그리고 독가스에 오염될까봐 포도밭에 접근도 못하고 있다. /김형식기자 khs@hidomin.com
구미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일주일째

2차 피해 속출…“특별재난지역 지정해야”
주민·소방관들, 두통·피부발진·호흡곤란 확산
과수·벼 고사, 가축도 이상 증세 보여

 근로자 5명의 사망사고를 낸 구미시 공단동 국가산단 4공단 휴브글로벌 화학공장불산 누출 사고 엿새째.
 공단 인접 지역 일대는 2차 피해가 확산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있다. 
 사고 현장에서 불과 1.5㎞ 떨어진 임천리는 마을이 공황상태나 다름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증세를 보이는 주민이 많아지고 사고 인접지역에서 재앙 수준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수확기 벼와 포도·사과·멜론 등 과수도 말라 죽고 있다. 농작물을 수확하지 말고 먹지도 말라고 하니…여기서 앞으로 살수가 있을는지 주민들 모두가 전전긍긍입니다.”
 봉천리의 한 주민은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넋이 나간 채 불안감에 빠져있다”고 지금 상황을 말했다.
 사태 진압을 위해 사고 현장에서 장시간 있었던 소방관들은 모두가 온몸에 발진이 일어나고 기침이 나며 호흡이 곤란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농작물 피해도 심각하다. 벼는 제초제를 뿌린 것처럼 잎과 이삭이 누렇게 말랐다. 포도·사과 등 과수도 잎과 과일이 말라 타들고 있다.
 소와 개·말 등 가축도 콧물을 흘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자 주민들의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현재까지 불산 누출로 인한 인명 피해는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당했다. 주민 등 398명이 두통·구토 증세로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고있다.
 가축 피해신고도 잇따랐다. 봉산리의 29농가에서는 소 812마리, 말 1필, 개 500마리 등 1313마리가 이상증세로 신고됐다. 축산농가들은 가축이 기침을 하고 콧물을흘리며 사료를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작물 피해는 3일 현재 180농가 91.4㏊에 이른다.
 포도·사과·대추·자두·멜론 등 과수가 31.4㏊, 벼가 60㏊로 집계됐다.
 한 주민은 불산 누출 피해에 대해 “핵폭탄이 지나간 듯 한 상황이다”며 심각성을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피해와 관련, 구미시는 “1차적인 보상은 회사가 해야 한다”고 말해 피해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잇다. 추가 인명 피해와 관련, 4공단 지역 기업체의 근로자들 피해는 추석 연휴로 아직 파악이 안된 상황이다.
 이처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구미시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불산 누출 대책도 미적미적하고 있다.
 한 주민은 “주민들이 목이 타들고 두통과 구토 증세로 병원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시는 소방차로 동네에 물을 뿌린 것이 전부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구미시와 정부는 역학조사를 벌이지 않고 무대책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도 성명에서 “불산은 매우 위험은 독가스다”면서 “산동면 봉산리 일대 만이 아닌 신당, 양포, 임천리까지 피해가 난 만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미시의회 김수민 의원과 녹색당 창당준비위 구미당원모임도 성명을 내 “당장 주민을 대피시키고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식기자 khs@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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