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 영덕 가스주배관 매설공사에 미심쩍어하는 눈길이 꽂히고 있다. 시공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과 부실시공 의혹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시행하는 이 가스주배관 매설공사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연말에 끝나야 한다. 그런데도 공사기간은 내년 9월께로 거의 1년 가까이 늦춰졌다. 2009년 11월 공사가 시작된 이래 이듬해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 동안 6차례나 설계변경을 했다. 이에따라 사업비 527억원은 175억원이나 늘어났다. 시공을 맡은 K건설컨소시엄이 특혜 의혹을 받는 이유다. 설계변경은 공사비를 늘리는 수단으로 이미 굳어버린 터다.
부실공사 의혹도 마찬가지다. 가스관 이음새 부분과 가스관 매설에 의시(疑視)가 쏠리고 있다. 가스관 이음새 부분의 용접이 규정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공사에 참여했던 한 근로자의 증언도 있다. 2 ~ 3시간에 걸쳐 용접해야 할 곳을 달랑 30여분 만에 끝낸 곳도 있다고 한다. 땜질을 했어도 이 보다는 공을 들였여야 할 공사인데도 이 지경이라니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가스관 매설 또한 흙과 모래가 아닌 재생골재를 사용했다고 한다. 석면이 유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한국가스공사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당장 손사래를 치고 나섰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 절차를 밟으면 밝혀질 일이다.
사람의 힘으로 공기의 이동을 막을 재주는 없다. 불산 가스가 더욱 멀리 퍼지지 않는다는 보장 또한 없다.
이런 판국에 가스주배관 매설공사가 눈가림으로 시공됐다면 눈감을 수는 없는 일이다. 불산가스는 2㎞밖 주민들에게도 걱정을 떠안기고 있다. 포항~영덕 가스관공사는 53㎞ 구간이다. 대충 땜질한 가스관 이음새가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나? 주민들을 `가스 공포’에 시달리게 하는 것도 일종의 직무유기다.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는 공사한 당사자들이 더 잘 아는 일이다. 잘못이 있다면 주민을 불안에 떨게 하지말고 당장 스스로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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