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가’…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꼽히는 `데스’강의 엮어
일반인의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발언이다. 미국 명문 예일대에서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로 꼽힌 교양철학 강좌 `데스(Death)’의 요지이기도 하다.
항상 책상 위에 올라앉아 강의하는 것으로 유명한 셸리 케이건 예일대 철학교수는 `데스’ 강의에서 논리와 이성으로만 죽음을 분석했다. 일반인의 믿음이나 종교적 해석은 완전히 배제한 채 죽음의 본질은 물론 삶과 생명의 의미까지 고찰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철학을 다루면서도 난해한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독특한 성찰과 흥미로운 입담 덕분에 강의는 큰 인기를 얻었다. 하버드대 `정의’(Justice), `행복’(Happiness)과 함께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꼽혔다.
최근 국내 번역된 `죽음이란 무엇인가’(원제: Death)는 케이건 교수가 1995년부터 진행한 이 강의를 엮은 책이다.
케이건 교수의 강의는 `죽은 뒤에도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됐다는 `이원론’(二元論, dualism)과인간은 육체로만 이뤄졌다는 `물리주의’(物理主義, physicalism)가 강의의 뼈대가 되는 두 관점이다.
그는 영혼의 존재를 받아들일 만한 근거가 과연 있는지 추론해나간다. “인간에게 있는 자유의지(自由意志, free will)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혼의 존재를 믿어야 한다”는 식의 `영혼 옹호론’를 공박한다.
영혼이라는 존재를 상정하지 않고도 자유의지를 설명할 수 있는 철학적 논증을 제시해 이원론자들의 주장에 반박한다. 또 `영혼 불멸설’을 대표하는 플라톤의 주장에도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 지적한다. 영혼 불멸성은 “영혼은 파괴되지 않는 순수하고 단순한 존재이기 때문에 소멸하지 않는다”는 `영혼의 단순성’으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영혼이 실제로 단순한 존재라고 하더라도, 거기서 우리는 불멸을 이끌어낼 수 없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단순한 존재인 영혼이 미래의 특정 시점에서, 아마도 육체가 죽음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떨쳐버릴 수가 없다. (중략) 이런 점에서 나는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플라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다.”(137쪽)
영생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의 삶도 영원히 지속된다면 매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며 “무한한 삶은 그 어떤 고통보다도 가혹한 형벌이다. 모든 좋은 것들은 그것이 유한하기 때문”이라고 도발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자살에 대한 견해도 파격이다. 빚 때문에 이혼한 뒤 아내와 자식을 두고 자살하는 행위, 전쟁터에서 전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몸으로 수류탄을 덮는 행위 등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면서 “자살은 항상은 아니지만 ’때로는` 도덕적으로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밝힌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며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글을 맺었다.
엘도라도. 520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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