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취임식 보러 왔어요” 새벽부터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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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취임식 보러 왔어요” 새벽부터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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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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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代 대통령 취임식 이모저모

▲ 25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고 있다. 연합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는 역사적인 행사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시민들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질서 있게 국회 주변에서 기다리다가 주최 측 진행에 맞춰 보안검색 등 절차를 거친 뒤 행사장에 입장했다.
 초청장 유무와 관계없이 여의도를 찾은 시민은 한결같이 새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며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원했다.

 경북 구미에서 9살 난 아들, 친정어머니와 함께 온 장혜경(39·여)씨는 “아이에게 취임식을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왔다”면서 “새 정부에서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고 교육비가 많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전에서 올라온 회사원 박찬두(58)씨는 “새 시대의 대통령이 희망의 시작을 알리는 현장에 동참하고 싶어 휴가를 내고 왔다”며 “국민 모두 희망을 품고 응원할 테니 반드시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길 빈다”고 전했다.
 부산 혜림정사에서 온 윤선애(64·여) 스님은 “대한민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해 눈물이 날만큼 감동적이다”며 “5년간 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줬으면 좋겠고 국민도 대통령을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온 김흥수 강원도지체장애인협회장은 “박 대통령이 장애인 복지에 정책적 배려를 많이 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청소년과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공익근무 요원 강경훈(22)씨는 “제일 앞줄에서 보고 싶어 새벽 1시에 도착해 기다렸다”며 “추울 때마다 국회의사당 역에 들어가 몸을 녹였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에서 KTX를 타고 상경해 역시 새벽 1시에 여의도에 도착했다는 홍지우(15)양은 “옷에 핫팩을 8개나 붙이고 추위를 쫓고 있다”며 웃었다.
 국회 주변에는 외국인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역사적인 날에 행사장 주변에서라도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나왔다며 즐거워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여의도를 찾은 일본인 미호 쿠니타키(26·여)씨는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북적이는 모습을 보니 괜히 설렌다”면서 “취임식이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TV가 있는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 행사 장면을 시청할 것”이라며 웃었다.
 미국인 숀 소콜라스키(35·학원강사)씨는 “아침 일찍 일어나 수원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며 “시민들이 질서 있게 행사장에 입장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5년간 한국의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캐나다인 프리랜서 사진작가 브래드 밀러(47)씨는 “정식으로 초청장을 받아 행사장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면서 “박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면 오늘 찍은 내 사진도 더 가치가 높아지지 않겠느냐”며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려고 국회를 찾은 시민 중에는 초청장이 없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초청장을 집에 놓고 왔거나 분실한 시민은 행사장 주변 안내데스크에서 신원조회를 거쳐 임시 입장카드를 발급해줬지만 초청받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경북 영천에서 전날 상경했다는 강모(81·여)씨는 “내가 내 돈 써가며 박 대통령 선거운동을 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해서 이대로는 못 돌아간다”고 호통쳤다.

 서울 구로동에서 온 김모(66)씨는 박 대통령 지지자라며 주민등록증을 내보였지만 입장이 거부됐다.
 안내데스크의 안전행정부 직원들은 `입장권 한 장만 발급해달라’며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에게 “여기서 발급한다고 무조건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득하느라 바빴다.
 
 여의도를 찾았지만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시민들은 국회 정문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지켜봤다.
 두툼한 외투를 갖춰 입은 시민 수백명은 박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국립현충원을 들려 국회에 이르는 모습과 취임식 사전 행사 장면을 TV 생중계로 시청했다.
 오전 11시에 임박해 “지금 박 대통령님이 도착하셨습니다”라는 장내 행사 진행자의 음성이 스피커에 흘러나오고 이어 차량에서 하차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 화면에 잡히자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경청하며 중간중간 말이 끊길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로 새 정부의 성공적인 출발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서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조합원 10여명이 곳곳에 흩어져 쌍용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새 정부는 노동 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며 “박 대통령이 쌍용차 문제를 빨리 해결해주기를 취임식 날 간절히 소원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반대하며 1인 시위에 나선 이들도 있었다. 윤종우 중부대캠퍼스이전반대대책위 위원장은 “지역 대학이 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지역 경제가 어려워진다”며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날 오전 6시30분께 한모(53)씨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큰 소리로 “만세”를 외치다 경찰의 저지를 받기도 했다.
 한씨는 “우리나라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에서 외친 것”이라며 국회 정문을 향해 큰절하고 행사장을 떠났다.
 경찰 7000명이 이른 새벽부터 국회의사당 주요 출입구, 인근 건물, 지하철 역 등에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서강대교 남단에서 여의2교 사이 1.5㎞ 구간에 2m 간격으로 병력을 3중으로 배치하는 한편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초청장을 소지한 사람 외에는 국회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과 행사 지원을 나온 안전행정부 직원들은 초청장 확인, 비표 교환, 보안검색 등 과정을 거쳐 시민들을 행사장 안으로 들여보냈다.
 소방차 4대, 119구급차량 4대 등도 행사장 안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대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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