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봄은 한 걸음 씩 다가오고 있다. 얼음장 밑으로 찾아오기 시작한 봄은 이제 수목의 새싹을 틔우고 꽃소식까지 전하고 있다. 이번 반짝 추위가 지나고 나면 봄의 색깔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봄철은 재난의 위험이 도사린 계절이기도 하다. 따뜻한 날씨, 화사한 꽃소식에 들뜨기만 할 수 없는 것은 바로 해빙기의 안전이 위협받는 계절이기도 해서다. 최근 포항 용흥동에서 일어난 산불 피해가 경고장이 되고 있다. 그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는 지금 포항시민 모두가 지켜보며 몸으로 겪고 있는 그 대로다.
해빙기 인재(人災)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은 또 있다. 포항시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설현장이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이 안전시설 기준을 어긴 14개 건설사업장 112건을 적발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일제점검해 적발한 실적이다. 해빙기를 맞아 추락, 붕괴, 폭발 같은 재해원인을 허술히 다룬 사례들이다.
그러잖아도 우리의 안전감각은 둔감하기로 악명이 높달 지경에 이르러 있다. 어제 오늘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건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병으로 치면 고질이다. 이번 적발된 사례 가운데엔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교육에 쓸 `안전관리비’를 다른 곳에 돌려 쓴 사실도 들어있다, 안전관리교육비용을 다른 곳에 썼고 보면 그 안에 도사린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중증인지 알만하다.
경북은 사고 위험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 잇따랐던 유독물질 누출사고가 생생한 교훈이다. 포항은 산불 때문에 곤욕을 치루고있지 않은가. 여기에 더해 건설현장 안전사고라도 일어난다면 `사고도시’란 인식이 뿌리 깊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재해를 겪으며 눈물짓기에 앞서 안전사고 예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은 괜히 해보는 소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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