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씨의 `이것이 한국이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래서 드나드는 문을 놓고도 나가는 것이냐, 들어오는 것이냐의 한 개념만 택하려 든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한쪽으로만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빼닫이’란 말에서 보듯 우리의 슬기는 인생을 오는 것도 아니요, 가는 것도 아닌 오락가락하는 양면성으로 바라본 데 있는지도 모른다.”
`반쪽 장마’소리를 듣고 있는 올여름 장마는 또다른 오락가락의 한 단면이다. 빗줄기도, 햇볕도 오락가락이다. 도무지 종잡기 어려운 모양새다. `오락가락’과 같은 뜻을 가진 말은 `왔다 갔다’다. 이를 `왔다리 갔다리’라고 일본어투로 말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소신없기는 마찬가지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면 재해를 일으키기 십상이고, 사람이 소신이 없으면 말썽만 나게 마련이다.
초등학교 시절 배운 `팔려가는 당나귀’가 생각난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다. 당나귀의 주인 부자는 나귀를 장대에 꿰어 어깨에 메고 가느라 또한번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당나귀 주인이 겪은 고초는 자업자득이었다. 남들이 한마디 하는 대로 이리 저리 휘둘리다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게 된 것은 오로지 `무소신’의 결과였다. 울진군과 울진군의회의 처사는 `무소신’인지 `양면성’인지 헷갈린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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