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별난 장마가 농사마저 망쳐놓고 있다. 장마기간도 예년보다 긴데다가 중부권과 남부권의 날씨는 완전히 다르다. 중부는 폭우로 물난리가 난 곳이 수두룩하다. 그런가하면 남부권은 비 구경 한 날을 손꼽을 정도다. 이른바 `반쪽 장마’, 마른장마의 연속이다.
경북지방의 7월 강수량은 엊그제(29일) 현재 10㎜ 이상 내린 날이 달랑 이틀뿐이다. 경북지역이 얼마나 메마른지 알만한 집계다. 이에 따라 경북권은 가마솥더위에 파김치가 돼있다.엊그제 포항 날씨는 섭씨 36.6도를 기록했다. 7월 한 달 남부권 기온은 31.9도로 분석됐다. 20년 만에 겪는 최악의 폭염이라고 한다. 8월 땡볕이 남아 있고 보면 염제(炎帝)의 심술이 갈 데까지 간 양상이다.
경북지역 농업인들은 지난봄엔 냉해에 시달려야 했다. 이 고비를 겨우 넘기자 이번엔 폭염이 강타하고 있다. 밭작물은 타들어 가고 과일은 상품가치를 잃고 있다. 값은 갑절로 뛰고 수확은 반 토막이 나버리고 있으나 농민들은 애만 태울 뿐 달리 손쓸 길이 없다. 애꿎은 담배만 태우고 있다. 뭐라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야 할 지조차 막막해지는 심정이다.
이 판에서도 엎친 데 덮치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갈색여치 떼의 출현이다. 포항지역 일부농가들은 갈색여치 떼의 출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예년에 의성과 상주 등지에서 피해를 입힌 해충이다. 포항에 출몰하기는 처음이다. 폭염에 활동지역이 넓어졌다는 반증이다. 출몰 시기가 빨라졌다는 얘기도 된다. 관계기관의 영농지도가 절실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도 살판 난 것은 외국산 수입과일 뿐이라고 한다. 실농이 눈앞에 보이는 올여름 농사의 후유증을 어찌할 것인지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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