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버스는 교실이다.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되면 사회의 단면과 직접 부딪히게 되어 버스는 내게 현실을 가르쳐주는 교실이다.” 김광섭의 `버스교실’에서 옮긴 한 대목이다. 사실이 그렇다. 사회의 온갖 단면들이 민낯으로 수도 없이 드러나는 곳이 버스 속이다. 이른바 `주폭’의 술주정, 인상 곱지 않은 사내들의 겁주며 물건팔기, 소매치기, 삶에 지친 사람들이 코골며 쪽잠자는 소리….
도시는 지하철도 있고, 택시도 있다지만 버스조차 들어오지 않는 두메산골은 아직도 많다. 오지버스야말로 `사람냄새’ 나는 교실이다. 이 `서민의 발’이 언제부터인가 매스컴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다는 투정도 들린다. 불과 얼마 전에도 버스요금이 몇 십 원만 올라도 신문들이 들고 일어나 도배를 하다시피 하곤 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요금이 올랐다는 사실보도만 하거나 코멘트 몇 마디 더 얹는 것으로 끝나기 일쑤다. 한 친구가 타박을 했다. “기자들이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서부터 벌어진 현상이야.”
이러다간 경북 구경왔다가 낭패 보는 외지인들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잔돈 준비하지 않고 버스카드 하나 들고 탔다가 단말기가 없으니 당황할 수밖에 더 있나. 경북은 그러잖아도 교통오지라는 인식이 뿌리 깊은 곳이 돼버렸다. 시대는 발달하고 생활환경이 진화해 가는데 언제까지 오지주민 노릇을 해야 하는 건지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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