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 시험 주관 ETS사 문제지·정답 비공개에 분통
[경북도민일보 = 이건우기자] “토익시험이 제 2년여간의 세월을 앗아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공인회계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토익시험을 준비해 왔다는 최모(26·포항시)씨.
최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토익시험 주관회사인 ETS사가 해당문제지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나타냈다.
그가 보여준 성적표에는 2011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2번의 성적이 기록돼 있었다.
최씨가 토익시험을 치른 이유는 국가직 시험 응시기준에 700점 이상의 토익 점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최씨의 성적표에서 695점이라는 점수를 2번 받은 것이 눈에 띄었다.
물론 학업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씨의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운 사례였다.
단 5점이 모자라 공인회계사 시험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토익 시험 성적이 어떻게 매겨지는지 알고 싶다” 며 “ETS(토익을 주관하는 미국회사)에서 일부러 700점을 안나오게 하는가라고 의심했다” 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례는 인터넷에서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비단, 고시 외에 사기업에서도`토익성적 700점 제출’은 기본으로 정해놓기 때문이다.
다음까페 `취업뽀개기’,`회계동아리’에서는 매달 성적발표일에 수험자들의 토익점수 사례가 쏟아진다.
A 카페회원 L씨는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는 시험이 어디있냐”며 “700점을 넘지 못한 수험생들은 그저 애만 탄다”고 적었다.
B 사이트의 M씨는 “1년간 매달렸지만 700점을 넘는 게 법전 공부보다 힘들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토익학원 관계자들은 ETS사의 회사 내규와 현재 토익시험 수준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토익을 주관하는 YBM사 홍보팀장은 ETS의 회사 내규를 설명했다.
YBM 팀장은 “매달 20만명분의 성적표를 미국 ETS본사에 보내며, 문제 공개와 채점은 철저히 ETS의 지침을 따른다”고 말했다.
또 “현재 우리 나라에서 토익 성적에 관여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단언했다.
ETS사는 홈페이지`질문과 답변’ 게시판을 통해 시험성적 채점과 문제 공개에 대해서 불가하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ETS는 “각 시험 형식이 세계 다른 지역에서 여러 번 재사용되므로, 토익(TOEIC)은 보안상의 이유로 시험 형식을 공개하지 않는다” 고 공지했다.
토익학원 운영자들은 토익시험 난이도가 많이 상승해 700점이 그렇게 낮은 점수가 아니라고 밝혔다.
토익학원장 N씨(포항시 죽도동)는 “최근 1년여간 토익시험은 장문의 문제가 자주 출제되는 등, 난이도가 상승했다” 고 말했다.
또 “요즘 다들 토익 900점을 언론에서 많이 얘기하지만, 실제로 토익 700점은 중급수준의 수험자로 분류한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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