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변경
  • 김용언
설계변경
  • 김용언
  • 승인 201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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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모나트슐로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웅장한 건물이다. 이 건물을 짓는 데 달랑 4주가 걸렸다. 1612 ~ 1619년 영주였던 호헤넴스 백작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바바라 타본에게 준 선물이다. 영주는 이 미인의 생일 안에 지어주겠다고 약속하고는 까맣게 잊고 지냈다. 어느날 이 약속이 생각나 부랴부랴 설계를 하고 수천명을 동원해 생일 아침에야 겨우 완공할 수 있었다. R.L. 리플레의 `믿거나 말거나’를 간추린 얘기다.
 촌각을 다퉈가며 지었고 보면 설계사의 뜻이 100% 반영된 건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설계사들이 들으면 부러워하고도 남을 얘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국회의사당 건물에 얼마나 많은 실세들이 간섭을 했는지 희한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는 얘기가 아직도 전해오는 판이다. 설계 도면을 얼마나 버렸을지 문외한으로서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경북도에서 최근 5년 동안 국비 10억원 이상 들어간 공사의 설계변경 현황이 밝혀졌다. 22개 사업에서 설계변경 65회라고 한다. 사업장마다 평균 3번 꼴로 설계가  변경됐다는 소리도 된다. 우리나라 관급공사의 관행을 충실하게 지킨 셈이기도 하다. 공사기간이 길수록 설계변경은 잦아지게 마련이다. 사업비 증액이 목적인 까닭이다. 경북도의 22개 사업은 사업비가 846억원 증액됐다. 이 가운데 청도~경산 4차로 확장공사는 12차례 설계변경에 111억원이 증액됐다고 한다. 경북도 신청사는 312억원이 더 늘어났다.

 설계변경이 관행으로 굳은 데는 나름대로 핑계가 있게 마련이다. 예산 배정 관계로 공사를 끌다보니 돈이 더 들어갈 요소들이 생겨나는 때문이기도 하다. 물가는 치솟고, 돈도 남겨야 한다. 더욱 궁금한 것은 애초부터 사업계획을 엉성하게 세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어차피 뜯어고칠 텐데 처음부터 공을 들일 필요가 없겠기에 해보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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