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한라봉
  • 김용언
영덕 한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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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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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문일평의 `호암전집(湖岩全集)’에 `귤’을 `선과(仙果)’라고 일컬은 대목이 나온다. “ 귤은 제주에 특산하는데 대소 감산(甘酸)이 제각기 달라 그 종류가 무려 사오십에 달하였으며, 그중 가장 상품의 귤은 감미와 향기를 겸유하여 선과(仙果)로서 지존(至尊)께 진상(進上)하였다. 그러나 제주 귤은 그 당시 궁정의 고귀한 이가 아니면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과실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궁중에서 문신에게 귤의 유(類)를 하사(下賜)할 때 흔히 시부(詩賦)의 제정(製呈)을 명하였다. 귤의 유(類)에는 옛날에는 참말 얻어보기 어려운 선과였으나 배·밤·살구및 감 종류는 일반인이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상과(常果)였다.”
 사사로운 얘기이지만 며칠 전 제주 한라봉 한 상자를 택배로 받은 일이 있다. 제주에 “바람 쐬러 갔다”는 한 친지가 보내준 선물이었다. 맛도 좋거니와 향기와 노란 빛깔이 마음을 잡는 과일이었다. 게다가  친지의 배려가 더해져 맛이 더욱 달고 시원해 꿀맛이었다. 옛날 같으면 `지존이 아니면 맛도 못볼 선과’를 앉아서 받았으니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제주 특산품인 한라봉이 영덕에서도 생산된다는 기사를 읽은 바로 그날이었다. 영덕에서 어떻게 한라봉이? 영덕군이 지난 2010년부터 농업기술센터 안에 한라봉 나무 76그루를 시험 재배한 이래 3년여 만에 열매를 거둔 것이라고 한다. 960㎡ 넓이의 시설하우스가 `영덕 한라봉’의 고향인 셈이다. 제주 한라봉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영덕군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다른 과일보다 재배 관리가 쉬워 지역 특작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영덕의 특산품이라면  대게를 첫손꼽는다. 영덕 한라봉이 특산품 반열에 오르게 된다니 영덕의 자부심이 하나 더 늘어날 것 같다. 마구잡이로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대게의 자리를 한라봉이 꿰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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