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문일평의 `호암전집(湖岩全集)’에 `귤’을 `선과(仙果)’라고 일컬은 대목이 나온다. “ 귤은 제주에 특산하는데 대소 감산(甘酸)이 제각기 달라 그 종류가 무려 사오십에 달하였으며, 그중 가장 상품의 귤은 감미와 향기를 겸유하여 선과(仙果)로서 지존(至尊)께 진상(進上)하였다. 그러나 제주 귤은 그 당시 궁정의 고귀한 이가 아니면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과실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궁중에서 문신에게 귤의 유(類)를 하사(下賜)할 때 흔히 시부(詩賦)의 제정(製呈)을 명하였다. 귤의 유(類)에는 옛날에는 참말 얻어보기 어려운 선과였으나 배·밤·살구및 감 종류는 일반인이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상과(常果)였다.”
사사로운 얘기이지만 며칠 전 제주 한라봉 한 상자를 택배로 받은 일이 있다. 제주에 “바람 쐬러 갔다”는 한 친지가 보내준 선물이었다. 맛도 좋거니와 향기와 노란 빛깔이 마음을 잡는 과일이었다. 게다가 친지의 배려가 더해져 맛이 더욱 달고 시원해 꿀맛이었다. 옛날 같으면 `지존이 아니면 맛도 못볼 선과’를 앉아서 받았으니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영덕의 특산품이라면 대게를 첫손꼽는다. 영덕 한라봉이 특산품 반열에 오르게 된다니 영덕의 자부심이 하나 더 늘어날 것 같다. 마구잡이로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대게의 자리를 한라봉이 꿰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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