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애물단지 또는 애물은 같은 뜻이다. (매우 귀해서 잘 간수해야 하므로) 애를 태우는 사람이나 물건을 뜻한다고 국어사전은 풀이한다.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도 애물이다. 심훈의 `영원의 미소’에서도 용례를 찾아볼 수 있다. “겨우 돌이 지난 셋째놈의 재롱이 비상해서 고것 하나에만 마음을 붙이고 웃음도 웃을 때가 있지만 그나마도 약하디 약해서 아비의 속을 태우는 애물이다.”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는 눈길 끄는 시설이 두 가지 있다. 전망대와 고사분수다. 그렇고 보니 시설 관리문제로 끊임없이 소리가 나고 있다. 고사분수만 하더라도 가동 중단이 잦다. 바다 속에 설치한 시설이다 보니 염도와 파도에 늘 시달려야 한다. 그러니 고장이 안 일어날 수는 없다. 문제는 고장이 너무 잦다는 데 있다. 관광객으로서야 멋지게 뿜어져 올라가는 고사분수를 배경삼아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싶은 마음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별러서 기껏 찾아가니 `고장 수리 중’이라면 이보다 더 김빠지는 일도 드물 것 같다.
영일대 해수욕장의 고사분수 고장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최근에만도 지난해 6월 가동이 중단됐었다. 가동펌프를 바꾸느라고 빚어진 일이었다. 가동펌프의 내구연한은 2년 정도가 고작이라고 한다. 보증수리기간도 끝났다니 앞으로는 수리비가 큰 짐이 되게 생겼다. 배보다 배꼽이 커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되면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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