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주소 혼란
  • 김용언
도로명 주소 혼란
  • 김용언
  • 승인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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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지난 연말에 겪은 일이다.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골라서 찾아갔다. 세운지 오래 되지도 않은데다 병원 규모도 큰 편이어서 기대감도 있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일이 꼬였다. 접수하려고 주민등록증을 내밀자 이상한 질문이 되돌아왔다. “저어~. 주소가 어느 것이 맞나요?” 주민증 앞쪽엔 지번 주소가, 뒷면엔 도로명 주소가 적혀있는 까닭에 빚어진 일이었다. 담당 아가씨는 도로명 주소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게 뭐냐”고 묻기까지 했다.
 도로명 주소는 큰 개혁이다. 100년 묵은 관습을 바꾸는 일이 그렇게 쉽게 순항하리라고 믿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첫걸음부터 시행착오는 빚어졌다. 골목마다 이름을 붙인 주소를 배부하더니 슬그머니 사라지고 새 주소가 나왔다. 골목마다 이름을 붙이려들면 국어사전이 수십 권짜리라 한들 모자라지 않겠나 싶던 참이었다. 그렇게 낭비된 혈세가 얼마였는지 새삼 궁금해 진다.

 2년 반이나 유보기간을 둬온 도로명 주소가 혼란을 빚는다는 소식이 줄을 잇는다. 설을 앞두고 택배업계가 특히 애를 먹는 모양이다. 도로명 주소를 지번 주소로 다시 바꾸는 작업을 해야하니 `두 번 일’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손님들인들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행여 배달사고라도 날까봐 지번주소로 물건을 맡기고 만다. 택배업체로서는 이런 손님이 되레 고맙기까지 할 게다.
 그동안 준비를 잘해온 우정청은 잘 굴러간다는 소식이다. 일선 집배원들도 크게 당황하는 것 같지도 않다. 지번 주소가 찍힌 우편물이 빠짐없이 잘 들어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설을 앞두고 소포 접수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16% 늘어났다는 경북지방우정청의 분석이다. 여기에 타지역 접수물량까지 합하면 소통물량은 295만개에 이르리라고 한다. 그러나 바쁘기는 해도 혼란은 없다는 표정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재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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