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 인생 때려죽여 놓고 살기를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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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살 인생 때려죽여 놓고 살기를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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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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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의붓딸을 때려죽인 계모들에 대한 선고 형량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여닯 살짜리 의붓딸을 장파열로 숨지게 한 칠곡의 계모 임모씨에겐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갈비뼈 16개를 부러뜨려 죽게 한 울산의 계모 박모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과 울산지법이 11일 각각 선고한 형량이다. 이 재판 결과를 여론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법 앞에 줄지어 선 “사형”요구 팻말이 현장의 민심이다.
 대구지법은 이날 판결에서 “아동학대는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울산지법 또한 “죄질이 지극히 불량하다”고 했다. 판결대로라면 중형이 떨어질 것 같은데 선고형량은 엉뚱하다. 이른바 `솜방망이 처벌’이 따로 없다. `칠곡 계모’와 친아버지에게 내린 구형량에 견주면 한마디로 `반 토막 형량’이다. 대구지법의 해명은 “대법원이 정한 양형기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압축된다. 양형기준에 비춰보면 엄벌한 셈이라는 얘기다. 재판부도 고민했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그러나 재판결과를 지켜본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상습 학대해온 어린 생명을 무참히 때려 사경에 빠뜨려 놓고도 이틀이나 내팽개쳐둔 작태를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니 국민의 법 감정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대답은 자명하다. 살인이냐, 폭행치사냐 하는 법리논쟁도 있지만 결과는 죽음을 다루는 사건이다. 세상에 죽도록 때리는 `사랑의 매’라는 게 있을 수 있는 건가. 법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법리논쟁 자체가 공허하게만 들린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대를 받다 못해 숨진 어린이가 칠곡·울산 두 곳만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국에서  2001~2012년 사이에 학대 받아 사망한 어린이가 97명에 이른다. 공식통계가 이렇다. 이것뿐일 리가 없다. 상습 학대를 견뎌내지 못해 후유증으로 죽어간 어린 생명들이 전국에 넘쳐나고 있다. 경찰이, 학교가, 아동보호기관들이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대응했더라면 상당수가 목숨을 건졌을 수도 있을 것 아닌가. 안타까운 노릇이다.
 칠곡·울산의 의붓딸 학대 사망사건은 항소심을 지켜봐야 한다.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학대 사망 형량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하려면 당장 양형기준이란 것부터 국민의 법 감정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아울러 신고기관들이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제도 자체도 보강해야 한다. 그 이전에 어른들의 마구잡이 폭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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