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의`세월호’는? “큰 양(良)을 이끄는 업(業)”
  • 한동윤
김지하의`세월호’는? “큰 양(良)을 이끄는 업(業)”
  • 한동윤
  • 승인 2014.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삼킨 맹골수도에서 빠져나오자”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시인 김지하가 마침내 `세월호’ 사태에 입을 열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에 기고한 글에서 그는 “바다 앞에 서니 세월호 사건이 떠오른다”며 세월호 침몰을 “큰 양(良)을 이끄는 업(業)”이라고 해석했다. 다소 난해하다. 굳이 해석하자면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될 듯하다.
 김지하는 세월호 침몰이 “그냥 구원파의 탐욕과 국가 기능의 무능으로 인한 단순한 오류에 불과한 것이냐?”고 묻는다. “탐욕이고 무능이고 오류임에 틀림없다”가 그의 답이다. 국민들 생각과 다르지 않다. 곧이어 “그러나 아니다”라는 부정(否定)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그러면서 그는 불교식 접근을 취했다.
 김지하는 “그것(세월호)은 역사 속에 감추어진 `冥(명)’이다. `冥’은 불교의 `귀신소굴’, `어둡고 거친 통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커먼 禪房(선방)’ 같은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우리 민족이 지난 60년의 가난과 전쟁의 고통을 간신히 이겨내고 이제 막 `대박통일’과 `환태평양해양경제’(TPP)와 `유라시아 경제이니셔티브’를 달성하고자 이제 막 발돋움할 때 그 도약에 필요한 뜀질 기력을 기르기 위해 주어진 힘든 훈련 같은 것”이라고 세월호 사고를 대한민국이 한단계 도약을 하기 위한 시련(試鍊)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 해상왕 `장보고(張保皐)’를 불러들였다.
 “이때 우리는 천 년 전 서해바다를 주름잡아 해적을 소탕하고 중국, 일본사이에 우리 민족의 독특한 창조경제를 바다의 저 거친 물결 위에 이룩한 `장보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일본인들에 의해 학대당한 남해안 여인들에 대한 고마운 대접을 통해 지난날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소 뜬금없다.
 김지하 시인의 `장보고’는 계속된다. “장보고는 당시 중국 산동성에 `법화원’을 두고 완도와 진도에 `청해진’을 두어 바다를 주름 잡았다. 법화원과 청해진 양쪽에서 2번에 걸쳐 10여 명의 젊은 사공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고 소개했다.

 김지하는 이어 “오늘 진도 맹골수도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건은 과연 무엇인가? 불행이기만 한 것인가?”라고 묻고 “그것은 큰 良(좋은 일)을 이끌어 당기는 業(불행)으로 기억되었다”고 정리했다. 세월호 유족들이 들으면 동의하기 쉽지 않은 풀이다.
 김지하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스스로 자문한다. “우리는 지금 이런 사실들을 어찌 생각해야할까? 바보같고 병신같은 미친 짓인가?”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한 가지 독특한 사건’을 소개했다. “한 젊은 여성(해남사람이라고 한다)이 배가 물에 잠겼을때 돛을 바로 세우기 위해 옷을 다 벗어서 `保糧’(보양, 배기구를 갖추어주는 행위)하다 미끄러져 물에 빠져 죽은 일이 있다. 여성의 이름은 청해진에 길이 남았다. `糧女’(보양하는 여자)다.” `배’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양녀’(糧女)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 기록을 남긴 장보고 측근 `韓良子’(한양자)는 `於海岸涯’(어해안애)라고 그 맹골수도의 `冥’(귀신소굴)을 이름 지었다고 한다.
 시인 김지하의 진정이 이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이 冥에 이제 화엄경을 펼쳐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냐? 거대한 세계 최고의 해양대학이요, 크루즈선들이요, 세계 최고의 조선산업이요, 미국, 호주, 동남아와 협동하고 남미와 손을 잡아 `대규모 환태평양동맹무역’으로 인류 경제의 새로운 길 `바다의 낙원’을 개척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외침이다.
 “그 과정에서 바다의 해적인 `아베’ 따위의 일본 극우파와 천안함 사태의 북한 깡패들을 바다에서 소탕해야 되는 것 아닌가! 아닌가?”
 시인 김지하의 진심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세월호 비극이 “구원파의 탐욕과 국가 기능의 무능, 오류임에 틀림없다”고 정의하면서도 세월호를 삼킨 `冥’(귀신소굴)에서 떨쳐나와 세계 최고의 해양대학, 크루즈선, 세계 최고 조선산업, `환태평양동맹무역’으로 `바다의 낙원’을 개척해야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적에 불과한 `아베’ 따위와,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 깡패들을 소탕해야한다는 주문이다. 김지하의 진심이 가슴 깊이 묻어난다. 그래서 `김지하’ 아닌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