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요리, 철학으로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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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된 요리, 철학으로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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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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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주아리가 엘불리 아드리아 셰프 요리 예술적 성취 논해

 

엘불리의 철학자
장 폴 주아리 지음·정기헌 옮김 l 함께읽는책
240쪽 l 2만1000원

 요리로 철학하기. 무슨 얘기냐고 묻는 당신은 세상의 변화 방향에 둔감하다는 비판에 직면할지 모른다.
 프랑스의 급진주의 철학자 장 폴 주아리가 엘불리의 셰프(주방장) 페란 아드리아의 요리를 직접 맛보고 그의 예술적 성취에 대해 논한 `엘불리의 철학자’(함께읽는책)가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엘불리는 스페인 카탈루냐 주, 크레우스 곶의 외딴 해변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엘불리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셰프 페란 아드리아가 운영하기 때문이다. 미슐랭 가이드의 별 세개, 고미요에선 최고점을 받았다.
 저자인 주아리는 15년 간 아드리아와 인연을 맺으며 엘불리의 요리를 맛보았다. 아드리아의 요리는 액화질소 등 화학물질을 사용해 재료를 변형시킨다고 해 안전성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 저자는 철저히 아드리아를 옹호한다.

 책은 엘불리의 역사와 함께 저자가 왜 아드리아의 요리를 예술의 경지에 오른 것으로 평가하는지 철학적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철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오는 이들에게도 어렵지 않은 논리다. 예술은 논리에 앞서 직관임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아드리아의 전속 요리 사진가인 프란세스크 기야메의 요리 사진들은 호기심과 군침을 돋우는 놀라운 부가물이다.
 주아리는 칸트의 미학 이론을 재해석해 예술의 기준 5가지를 제시한다. 독창성과 보편성, 재현, 오성의 확장, 그리고 철학자들인 엘리아스와 베커다.
 저자는 아드리아가 기존의 유럽 레시피를 두루 섭렵했지만, 새롭게 창조할 줄 알았다고 평가한다. 이 요리들은 기존 요리의 맛과 질감을 바꿔냄으로써 미식가들의 인정을 얻어냈다.
 또한 그 요리들은 아름답다. 단지 맛의 차원을 넘어 보는 즐거움과 지적인 충족을 더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남긴 2011년 7월 28일 엘불리에서 `마지막 저녁’의 기록은 창조적 정신과 인간에 대한 찬미 그 자체로 읽힌다.
 그런 엘불리는 그 다다음날인 30일 문을 닫았다. 창조적 요리 연구를 위한 연구센터로 거듭나 올해 문을 열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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