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공기 응축된 복잡한 덩어리… 세상이 공업화되고 복잡해지면 우리 몸도 그 환경에 따라 달라져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커트 스테이저 지음·김학영 옮김 l 반니
400쪽 l 1만9000원
철학과 신학은 인간을 영혼 어린 육체로 해석한다. 하지만 양자물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은 원자로 구성된 물질에 불과할 수 있다.
메인주립대 기후변화연구소 연구원이면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저술가 등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커트 스테이저 박사가 원자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본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반니)가 국내에서 번역 출간됐다.
피부라는 단단한 외벽에 의해 공간과 분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인간은 “조밀하고 단단한 덩어리라기보다 구멍이 숭숭 뚫린 가벼운 원자 스티로폼에 더 가깝다”(13쪽)라고 저자는 말한다.
생명을 숨쉬게 하는 불꽃과 같은 산소, 몸을 이루는 주요한 구성 요소인 수소, 그외 철, 탄소, 나트륨, 질소, 칼슘, 인의 순서로 저자는 사람을 이루는 원자의 특성과 기능들을 두루 살핀다.
원자에 대해 밝혀낸 과학의 성과를 대중에 알리고 있지만, 이를 의미없이 나열하기보다는 구체적 삶의 환경과 결부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미덕이다.
저자는 무한정 샘솟을 것 같은 이 원자들이 문명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고갈될 수 있고, 우리의 행동 여하에 따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비극으로 치달을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원자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공기가 응축된 경이롭고 복잡한 덩어리다. 따라서 대기의 성분이 변하면 우리 몸의 성분도 바뀐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세상이 점점 더 공업화되고 점점 더 복잡해지면 우리 몸도 공업화되고 복잡해진다. 인간은 대기오염의 원인 제공자일 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보면 스스로가 대기오염 물질이다.” (134쪽)
저자의 인식은 과학을 넘어 신학적 성찰로 향하며 독자들에게 사유의 단초를 제공한다.
“사람과 문명, 종들, 심지어 행성들과 별들도 결국 궁극의 끝에 다다르면 원자들만 남긴 채 소멸할 수밖에 없다. 아직은 심원하게 먼 미래의 일이라는 것이 위안이 될 뿐. 하지만 지금부터 영겁의 시간 그 사이의 더 짧은 기간에, 쉽게 말해 당신과 내가 죽을 때 우리 원자들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생길까?” (299쪽)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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