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화랑담배를 피우며 군대생활을 한 세대가 잊지 못하는 군가는 ‘전우야 잘 자라’다. “우거진 수풀을 헤치면서…”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마지막 대목은 눈물겹다. “달빛 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먹던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휴전이후 군복무를 한 세대에겐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가 있을리 없다. 그러나 화랑담배가 나오는 날이면 옆자리 골초 ‘김 일병’에게 선심 쓰던 추억만은 아직도 생생할 것 같다.
실제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우리나라만큼 ‘담배 인심’이 넉넉한 나라도 드물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수인사를 마치고 나면 담배부터 한 가치 권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담뱃값이 조금씩 오르면서 우스개도 그 흐름을 따랐다. 담배 한 대 달라고 손내미는 사람에게 하는 소리는 이랬다. “능력 안 되면 끊으시지 그래, 끊으라고.” 이 핀잔 아닌 핀잔에 노여움을 사는 사람도 없었다.
그처럼 넉넉하던 ‘담배인심’이 앞으로는 바뀌지 않을 지 궁금해진다. 종래 ‘사교용’으로도 쓰이던 담배가 이제는 폭력의 빌미가 돼버렸기에 해보는 소리다. “능력 없으면 끊으라”는 소리가 우스개 아닌 진담으로 들리면 그 각박해진 담배인심을 누구 탓으로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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