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이것 한국 사람이 버렸을까? 중국 사람 짓일까? ” 일행 중의 한 사람이 길가에 버려진 흰색 비닐봉지를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일본의 관광지 산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중국인과 한국인이 주류를 이루고 간혹 제3국인도 끊임없이 오가는 곳인지라 누구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관광지의 ‘불청객 현상’ 한 가지가 엊그제 신문에 보도됐다. 요우커(遊客)의 왕래가 많은 서울 명동과 동대문의 우체통 세 곳이 수난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빨간 우체통이 쓰레기통인 줄 알고 그 안에 온갖 쓰레기를 던져 넣어 우체통 체면이 말이 아닌 모양이다. 꽁초에 온갖 음식물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우편물에선 양념 국물이 뚝뚝 떨어지기도 한다니 그 우편물 받아보는 사람 심기 불편하게 생겼다. 청정 산간지대에 버려진 쓰레기 봉지만큼이나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다.
이런 글이 있다. “ 나는 내 평생에 우표를 붙일 만한 가치가 있는 편지를 한두 통 이상 받아 본 일이 없다. 푼돈의 우편제도는 자네 생각을 내게 알려주면 일 전을 줌세하고 농담으로 주고받던 푼돈을 이제는 진심으로 내는 제도다.” ‘월든’을 쓴 H.D.소로의 글이다. 그가 양념 국물이 흐르는 편지나 우체통 실종사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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