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황정음 망가져서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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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황정음 망가져서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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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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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없는 사실적인 연기로 캐릭터·드라마 생기‘톡톡’

가식은 없다. 화장은 했지만, 분장도 했지만 마치 화장기 하나 없이 연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살갑다. 여배우가 거울 한번 들여다보지 않고 카메라 앞에서 대놓고 망가지는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두 영민한 배우는 사실 하나부터 열까지 많은 계산을 하며 연기 중이다. 그렇지 않고는 ‘보는 재미’가 이렇게 클 수 없다. 황정음(30·사진 왼쪽)과 최강희(38·오른쪽)가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장기를 한껏 발휘하며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달구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예뻐보여야한다는 여배우들의 불문율을 과감히 깨버리고 최대한 자연스러우면서도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주려는 둘의 노력은 캐릭터와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사랑받고 있다. 예쁜 척을 안하는데 이보다 예쁠 수 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랑스러운 코믹연기란 이런 것이다.
 ◇ MBC ‘킬미힐미’ 황정음 - 경쾌한 에너지 충만
 ‘킬미힐미’의 황정음은 시도때도없이 경악하고 비명을 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놀라 나자빠질 일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차도현(지성 분)이 하나둘씩 꺼내어보이는 다중인격에 오리진은 매번 경악하고 충격을 받고 혼란을 겪는다.
 그런 오리진을 연기하는 황정음은 얼굴이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을 전혀 개의치않고 오리진의 희로애락을 시원하게 발산하고 있다. 온갖 유형의 환자를 대하는 정신과 레지던트로 웬만한 상황에는 이골이 났음에도 차도현의 다중인격과 얽히면서 오리진이 겪는 다양한 ‘멘붕’ 상황을 황정음은 거침없는 표정과 행동으로 코믹하게 그려낸다.
 그가 얼굴이 일그러지며 숨이 넘어갈 듯 비명을 지르는 모습, 뒷목을 잡고 황당해하는 모습, 차도현을 향한 마음에 창피해하며 머리를 찧는 모습 등에 내숭이나 ‘적당히’는 없다.
 그런데 그 모습이 예쁘다. 배우가 신이 나서 연기하는 게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치 연료가 가득 채워져 어디든 질주할 수 있다는 듯한 건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전작 ‘끝없는 사랑’에서는 끝도 없이 무거운 연기를 펼치며 보는 이의 마음도 무겁게 만들었던 황정음은 ‘킬미힐미’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180도 돌변해 밝고 경쾌한 연기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자칫 표현이 과해서 ‘오버 연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황정음은 기술적으로 그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풍성하게 감정표현을 하며 보는 재미를 주고 있다.

 ◇ tvN ‘하트투하트’ 최강희 - 연기 내공 과시
 ‘하트투하트’에서 최강희는 심각한 안면홍조증에 대인기피증을 앓는 차홍도와 차홍도가 ‘호호 할머니’ 변장을 한 오영래 할머니의 두 가지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최강희는 이번 작품에서 아예 연기로만 승부를 하고 있다. 미모는 사라졌다.
 안면홍조증에 부스스한 사자머리의 차홍도는 보기가 흉할 정도다. 또 할머니 변장을 한 차홍도의 모습은 실제 할머니 같다.
 최강희는 여배우로서의 치장은 온전히 걷어낸 채, 세밀한 붓터치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차홍도의 캐릭터를 그려내고 있다.
 남의 눈을 피해 벽장 속으로 숨어들어가고, 세상을 향해 외치지 못해 가슴을 치며, 행여 남들과 시선이 마주칠까 아기돼지처럼 날쌔게 요리조리 도망치며 눈물을 흘리는 차홍도는 최강희와 한 몸이 됐다. 평소 ‘4차원’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는 최강희의 실제 남다른 성격과 차홍도의 심각한 마음의 병이 연기적으로 기막힌 접합점을 찾은 느낌이다. 특히 차홍도가 그저 남을 피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정신과의사 고이석(천정명) 앞에서는 멀쩡해지고, 심지어 대담하고 엉뚱하게도 좋아하지도 않는 고이석과 하룻밤을 보내는 등 전혀 다른 면을 가지고 있고, 또 오영래 할머니로 변장하면 이와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설정에서 최강희는 지금껏 쌓아올린 단단한 내공을 보여준다.
 대인기피증을 점점 더 키워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청춘이 아닌 게 아니고, 하고 싶은 일과 꿈이 없는 게 아닌 차홍도의 다채로우면서도 비밀스러운 모습을 켜켜이 정성스럽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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