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티켓
  • 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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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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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우리는 ‘세속오계’도 알고, ‘삼강오륜’도 잘 안다.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 귀에 익숙하다. 개의 세계에도 이런 윤리가 있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무슨 ‘왈왈’이냐”고 귀를 씻으려 들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개의 품성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엇갈린다.
 김경탁의 글 ‘견공(犬公)의 윤리’를 간추려 본다. “첫째, 빈지기자(頻砥其子)하니 부자유친입니다. 둘째, 불폐기주(不吠其主)하니 군신유의입니다. 셋째, 교미유시( 交尾有時)하니 부부유별입니다. 넷째 소부적대(小不敵大)하니 장유유서입니다. 다섯째, 일폐군응(一吠群應)하니 붕우유신입니다.” 이를 각각 짧게 풀이한다. 첫째는 제 새끼가 귀엽다고 자주 핥아주기이고, 둘째는 제 주인을 보고 짖지 않기다. 셋째는  일정시기에만 교미하기이고, 넷째는 젊은 개가 늙은 개를 상대로 싸우지 않기다. 마지막 다섯째는 한 마리가 짖으면 온 동네개가 호응해 응원하기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들풀, 들꽃에는 ‘개’가 접두어처럼 붙어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일제(日帝)가 우리 것들을 격하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천한 이름들을 남발했다는 소리가 그럴싸하게 전해온다. 그러지 않아도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느니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는 속담만 놓고 보더라도 개에 대한 품평은 짜기만 하다. 충견들은 명예회복을 위해 시위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포항시내 곳곳에서 개 때문에 불편한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목줄 문제, 개똥 문제다. 개 주인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개에게 물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개똥이 길 가운데 굴러다닌다면 사회문제가 되고 만다. 사람 사이의 ‘에티켓’이란 말은 화장실이 없던 베르사유 궁전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양식 있는 시민이라면 스스로 지켜야 할 ‘페티켓’도 있다. 개 화장실이 따로 없으니 챙겨야 할 사람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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