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 점점 긴밀하게 연결, 다른 나라 지리학적 이해 없이 현대사회 복잡한 정세 못읽어
왜 지금 지리학인가
하름 데 블레이 지음·유나영 역자 l 사회평론 l 2만원
‘지리학’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지도를 펼쳐 놓고 산과 강, 국명과 국경에 대해 외우는 학문?
이런 방식의 지리학은 사실 제국주의의 산물이다. 19~20세기 초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를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지리를 연구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역사적으로 팽창 정책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던 우리나라는 지리학이 크게 발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의 지리학은 단순히 지도 상에 놓인 지형과 국가를 외우는 협소한 학문이 아니다.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낯선 질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을 단숨에 공포로 몰아넣었다.
먼 나라 이야기로만 여겨지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우리나라 청소년이 가입했다는 것은 더 이상 이슬람 갈등을 남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들었다.
‘왜 지금 지리학인가’의 저자 하름 데 블레이는 바로 세계를 해석하는 틀로서의 지리학을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지리학은 파편화된 정보를 하나로 묶어 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핵심적인 학문이자,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도구다.
“세계는 평평하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이 유명한 말은 세계화를 옹호하는 담론에서 자주 인용되는 문구다.
그러나 이 책은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세계가 평평하다거나 점점 더 평평해지고 있다는 말은 세계의 핵심에 있는 이들에게는 공감을 살지 모르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세계화의 높은 장벽에 부딪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평화와 안정을 누리는 지역에서 태어났느냐, 고질적 분쟁에 시달리는 지역에서 태어났느냐와 같은 지리적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문명의 충돌’, ‘총·균·쇠’에 이어 미국 국무부 추천 외교관 필독서로도 꼽힐 만큼 공간적 사유를 통해 현대 국제질서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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