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계절- 정치권 이합집산 시작
  • 김용언
선거의 계절- 정치권 이합집산 시작
  • 김용언
  • 승인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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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는 많다. 낙엽이 지기 전 벌레가 울고, 꽃이 피기 전 새들이 지저귀는 것이 그렇다. 정치권 일각의 이합집산이 시작됨으로써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 실무 당직자 출신 50여명이 지난 9일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새정치연 대외사무부총장을 지낸 정진우 국민희망연대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야권 재편을 위해 새정연을 탈당하고 신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 혁신위(위원장 김상곤)가 선출직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당 대표가 임명하는 내용의 2차 개혁안을 발표한 직후다. 현역 의원들을 평가한 뒤 공천에 반영하는 내용이 비주류의 강한 반발을 사면서 이들의 탈당 기류가 형성됐다는 관측이다.
 정 회장은 “2012년 정권교체 실패나 각종 선거 참패의 반성이나 책임도 없고 비전을 상실한 친노 세력에 휘둘리는 새정연은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가 무망하다”며 “4·29 재보선에서 확실히 달라진 광주 민심의 한가운데 있으며, 당심과 민심은 새정치연에 더 이상 관심 없으니 신당을 창당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0여명의 탈당파는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과 영남, 강원 지역 등에서 ‘국민희망시대’란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대표, 정대철 상임고문, 박주선·조경태 의원 등과 가깝거나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도와온 인물도 포함돼 있다.
 야권 신당의 중심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있다. 그는 새정연 실무 당직자 50여명이 탈당하자 “그분들은 적어도 새정치연합이라는 당을 갖고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와 공통점도 있고, 제가 잘 아는 분도 있다”며 “그 분들은 서로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대방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에 손을 잡겠다는 얘기다.
 탈당파인 ‘국민희망시대’는 새정연 박주선 의원에게 신당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친노 및 강경파들과 맞서온 사람은 박 의원이 유일하다”고 했다. 이날 이들에게 회견 장소인 국회 정론관을 대여해준 사람도 박 의원이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의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정대철 상임고문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정균환 전 의원, 박광태 전 광주시장 등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고문이나 박 전 지사 등도 신당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도 ‘중도 우파까지 포용할 정당을 만들어야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친노 운동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다. 이들의 영입 대상이 호남이나 야권 인사에 국한된 게 아니다. 이들은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도 적극 영입하겠다”고 큰소리쳤다.
 천정배 의원도 내년 4월 전국 250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내는 중도 신당을 추진한다면서 “확고한 개혁 의지가 있다면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했다. 신당 세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이혜훈 전 의원도 영입 대상으로 꼽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새정연 전남도당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정연이 아직 나타나지도 않은 야권 신당에 큰 차이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유권자 1만1000명을 상대로 지지도를 물은 결과 새정치연 지지율은 29.5%, ‘야권 성향 새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44.2% 로 나타난 것이다. 이래 저래 신당은 탄력을 받을 태세다.
 새정연의 운명은 10월 재·보선 결과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혁신안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친노를 제외한 호남과 수도권 지역 비주류 현역들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천정배 의원은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에게서 “혁신안을 본 뒤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군부독재 시절을 제외하면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정치세력이 성공한 예가 드물다. 포말정당, 철새들의 둥지라는 국민들의 시각 때문이다. 더구나 그 정당이 특정지역에 뿌리를 두면 유권자들로부터 지탄받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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