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관객 20대 52.4%, 30대 22.2%
  • 김용언
연평해전 관객 20대 52.4%, 30대 22.2%
  • 김용언
  • 승인 2015.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컵 세대가 ‘애국세대’로 태어나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영화 ‘연평해전’ 스토리는 아무리 써도 질리지 않는다. 13년 전 월드컵 광란 속에서 나라를 지키다 산화(散華)한 여섯 젊은이들의 영웅담도 그렇고, 그들의 명예회복 과정도 극적이다.  게다가  좌파 영화가 판치는 영화계에서 상품성 없는 ‘전쟁영화’가 할리우드 대작들을 누르고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것 등을 감안하면 날마다라도 영화 ‘연평해전’ 스토리를 쓰고 싶을 정도다.
 흥행을 낙관하기 어려워 영화 제작을 중단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연평해전’이 대박 흥행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개봉 3주차에 450만 관객을 돌파해 올해 방화(邦畵) 사상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터미네이터’같은 할리우드 기대작을 단숨에 제쳤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영화는 북한을 동족으로 설정한 영화에 열광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 미군은 배타 대상이었다. 심지어 전쟁 한가운데서 남·북한군이 손잡고 미군을 격퇴한다는 요상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지금도 케이블 채널에 단골로 등장한다.
 반면 ‘연평해전’에서는 북한은 우리의 참수리호를 기습 공격한 ‘악마’로 그려졌다.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박멸해야 할 적으로 그려질 뿐이다. 또 여성 관객들이 등을 돌리는 ‘군대 얘기’다. 흥행에 성공할 요소는 애초에 없었다. 한때 제작이 중단되고 투자배급사가 바뀔 정도로 난항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6월 24일부터 28일 기준으로 20대 관객 비율이 52.4%, 30대 비율이 22.2%다. 압도적이다. 50대 이상은 7.6%에 불과하다. ‘명량’의 20대 관객 비중은 30.2%, ‘국제시장’은 32.1%, ‘변호인’은 31.9%였다. 더욱 놀라운 건 여성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점이다. 여성 관객 비율이 61.36%다. 우리 영화사에 기적같은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그 밑바탕에는 젊은이들의 ‘속죄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금의 20~30대는 2002년 월드컵 열기에 빠져 붉은악마 대열에 합류한 세대다. 그들이 얼굴에 붉은 화장을 하고 머리에 악마의  뿔을 얹어놓은 채 월드컵에 빠져 있을 때 참수리호 6용사는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북한군의 공격에 맞섰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참수리호 6용사는 그들의 머리에 없었다. 참수리호 6용사를 영웅으로 대접하지 않은 정권 때문이었다.
 그들이 이제 20~30대가 되어 속죄의 발길을 연평해전 상영관으로 돌렸다. 북한을 형제자매, 동족, 동포로만 여겼던 환상이 깨져나가고 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세력이 기승을 부렸지만 젊은 세대는 서서히 북한의 실체에 눈을 뜨고 눈을 부릅뜨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연평해전 관객의 75%가 20대, 30대로 나타났다. ‘진정한 애국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산악인 엄홍길씨는 해군 출신이다. 그는 “영화 ‘연평해전’ 영결식 장면에서 가슴 아팠고 눈물이 났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이런 나라에서 유사시에 누가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킬까 의문이 들었다. 참수리 357호 장병과 유족께 낯부끄러웠고 대한민국이 싫어졌다.”고 했다.
 배우 이순재씨는 “2002년 6월에 우리는 월드컵으로 들떠 있었고 북한은 그것을 노렸다. 무방비 상태에서 해이해진 순간 기습을 당한 것이다. 연평해전은 국가적 재난으로 기록해야 할 사건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모두 희생된 장병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무관심했던 사람일수록 영화를 보고 미안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순재씨는 “북한이 언제부턴가 우리를 인질로 착각하는 것 같다. 목 조르고 두들겨 패면 뭘 좀 보내는구나 하고 버릇을 잘못 들여 놓았다. 우리 진심을 그들이 정략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문제다. 계속 당할 수만은 없다. 유화책을 쓰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아직 연평해전을 못 본 분들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꼭 한번 보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국군과 인민군이 손잡고 미군을 물리친다는 영화판에서 연평해전은 최고의 선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