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가 지켜낸 三星 거듭나야
  • 김용언
소액주주가 지켜낸 三星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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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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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업 승계가 걸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힙병계약이 지난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 주총에는 위임장 대리를 포함한 총 83.57%의 주주가 출석했으며 합병안은 69.53%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말하자면 소액 주주들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합병안이 통과된 것이다. 언론은 이를 ‘애국적 소액주주들의 대대적 지지’로 합병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주총 전까지 삼성물산은 최대 42% 수준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13.82%), KCC(5.96%), 국민연금(11.21%)에 국내 기관투자자 지분 11.05%를 모두 더했을 경우다. 특별결의 사항인 합병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려면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했다.
 이 원칙에 따라 삼성물산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얻어야 할 찬성률은 55.714%(7273만2744주). 기존 보유 지분을 최대 42%로 가정했을 때 추가로 끌어들여야 할 지분은 최소 15.714% 이상이었다. ‘15.714%’는 일반 소액주주(22.32%)와 외국인 투자자(25.85%) 지분에서 얻어야 했다. 삼성으로서는 객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이 합병을 지지함으로써 삼성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주총장에 ‘목발’을 딛고 나타난 중년 남성의 열의에서 그 상징성을 찾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은 합병을 반대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뜻에 따를 것으로 예측됐다. 그래야 자기들 이익에 부합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은 자력만으로는 합병안을 통과시킬 여력이 없었다. 합병안이 69.53%의 찬성률로 통과됐다는 것은 소액주주의 과반 이상이 합병에 찬성했다는 계산이다. 삼성 경영권이 외국계 투기자본 엘리엇에 의해 위협당하는 상황에 국민(소액주주)들이 대거 삼성물산(삼성그룹)에 힘을 실어준 ‘경제적 애국현상’으로 평가된다. 외국 투기자본 앞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맹목적 반감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적극 홍보와 설득 작업도 이번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신문·방송·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합병의 의미와 미래 가치를 설명했다.  삼성물산 직원들은 주식 1000주 이상을 지닌 개인주주들을 직접 찾아가 일대일 소통을 시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팽팽한 대결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찬성률이 높게 나왔다”며 “의결권 위임 등을 통해 찬성을 지지해 준 소액주주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기뻐했다.

 삼성은 분명 대한민국의 자산이다. 삼성 스마트폰은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다.  지구촌 이웃들이 ‘남한’은 잘 몰라도 ‘삼성 스마트폰’에는 정통하달 정도다. 삼성의 TV와 반도체 역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 브랜드는 실제 가치 이상이다.
 그러나 과연 국민들이 이번에 삼성 합병을 전폭 지지한 것처럼 삼성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망설여진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산상속 과정에서 나타난 불법-탈법, 그 때문에 사법처리 됐던 과거사들을 기억하면 삼성은 분명 일반 서민들과 거리가 있다.
 삼성이 이재용 체제 구축을 위해 일감몰아주기로 중소기업에게 눈물을 흘리게 만든 관행이나, 각종 선거에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손가락질 받은 일들을 돌아보면 이번에 보여준 국민의 ‘애국심’은 놀라울 정도다. 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로 전 국민이 고통받을 때 삼성서울병원의 반 의료적 사고는 쉽게 용납하기 힘든, 국민건강에 대한 도전이다. 삼성의 이같은 과오에 눈감고 삼성 합병안을 승인한 소액주주들의 이해심이 감탄스럽다.
 이제부터 삼성이 해야할 일은 분명해졌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물려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다. 삼성이 스마트폰을 몇 대 파느냐로 평가받을 시기는 지났다. 삼성이 대한민국에 어떻게 보답하고 기여하느냐에 따라 삼성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메르스로 무너진 삼성서울병원의 치욕(恥辱)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은 “뼈를 깎는” 반성을 입에 올렸다. 삼성은 이건희-이재용 일가의 기업 차원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새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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